한미 우주 동맹 효과 벌써?…‘다누리’ 성과 직접 언급한 나사

  • 뉴시스
  • 입력 2023년 5월 2일 18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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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의 달 남극으로의 첫 여행을 향한 임무가 잘 진전되고 있다. 우리는 더 먼 우주 모험을 위한 과학적 발견을 선사해 줄 달의 그늘진(음영) 지역에 대해 가능한 한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

2일 미 항공우주국(NASA)에 따르면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임무’는 지난해 아르테미스 1호 성공에 이어 최근 2호 승무원 선정까지 마치는 등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나사는 이같은 아르테미스 임무의 순항을 두고 한국의 달 탐사선 ‘다누리’를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다누리 덕분에 향후 유인 달 착륙선이 찾아가게 될 달 표면에 대한 관측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방미에서 한미 우주 협력이 명문화·강화된 지 한 주도 채 지나지 않은 가운데 이같은 나사의 공식 언급이 나오면서 한미 우주 동맹을 기반으로 향후 국제 달 탐사 임무에서 우리나라가 보다 주요한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존 달 카메라 성능 200배…다누리 섀도우캠, 태양빛 약한 달 극지방서 유인 착륙지 탐색

나사는 유인 달 착륙을 목표로 ‘섀도우캠(Shadow Cam)’ 장비를 활용해 달의 극지방을 관측하고 있다. 달의 극지방은 태양빛이 직접 들지 않아 영구적인 음영 지역에 해당한다. 2025년 진행될 아르테미스 3호 임무는 여성과 유색인종 등으로 구성된 우주비행사들이 이같은 달의 남극에 착륙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두고 나사는 “섀도우캠은 지난해 8월 발사된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다누리’로 불리는 한국형 달탐사선(KPLO)에 탑재된 5개의 한국 장비와 함께 달 궤도를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다누리에는 섀도우캠을 비롯해 고해상도카메라, 광시야편광카메라, 자기장측정기, 감마선분광기, 우주인터넷 등 6개 탑재체가 실려 있는데, 섀도우캠으로는 미국의 달 남극 유인착륙 후보지 탐색을 돕고 있다.

섀도우캠은 기존의 달 관측 카메라들보다 훨씬 더 빛에 민감하기 때문에 태양빛이 희미한 달의 극지방을 탐사하는 데 유리하다. 어두운 환경에서 섀도우캠의 촬영 성능은 달정찰궤도위성카메라(LROC)와 비교했을 때 200배 수준이다. 지구에서 반사된 햇빛과 직사광선을 반사할 수 있을 정도로 높은 달 표면의 산에서 반사된 햇빛을 활용한 덕분이다.
실제로 나사가 공개한 다누리의 섀도우캠 사진을 살펴보면 태양빛을 직접 받지 않는 달의 음영지역을 밝고 선명하게 포착하는 데 성공했다. 달 남극 인근의 섀클턴 분화구의 전체적인 모습은 물론, 분화구 벽을 굴러 내려운 바위의 흔적까지 촬영해 낸 것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다누리 섀도우캠은 브루스 크레이터의 내부와 내벽을 타고 흘러내린 흙으로 형성된 지층, 달 남극에서 약 26㎞ 떨어진 마빈 분화구의 가장자리 등을 포착했다.

다만 빛 민감도가 너무 강해 음영지역 밖 햇빛이 드리운 영역은 빛이 너무 강해 완전히 하얗게만 보인다. 이에 대해 나사는 “아르테미스 승무원들이 직사광선을 받으며 달 표면을 걸으면 섀도우캠에 포착되지 않겠지만, 달의 밤 동안 걷게 된다면 지구의 빛을 이용해 그들을 촬영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사의 다누리 임무 직접 언급, 한미 우주 협력 영향 있을까…‘달 기지 건설’ 韓 역할도 주목

이같은 나사의 다누리 임무 성과 강조는 최근 우리 정부와 나사가 맺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NASA 간 우주탐사 및 우주과학 협력을 위한 공동성명서’의 영향이 적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간 구두 논의 수준이었던 한미 우주 협력이 공동성명서를 통해 명문화·공식화된 것이다. 이번 공동성명서에 따라 양국은 ▲심우주 통신·항법 ▲게이트웨이를 포함한 달에서의 과학기술 연구 ▲달 거주 활동을 위한 로봇과 모빌리티 개발 등의 탐사 활동 ▲우주의학 등 우주 과학 분야에서 개념연구를 함께하고, 이후 구체적 협약을 통해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우리 정부가 국제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에서 맡고 있는 주요 임무인 달 남극 착륙지 탐색이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고 우주 동맹이 보다 공고화된 만큼 수년 내 실현될 유인 달 착륙과 달 기지 건설에서도 핵심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기대감이 나오고 있다.
나사는 2025년까지 진행되는 아르테미스 임무를 모두 성공할 경우 달 상공에는 우주정거장 ‘루나 게이트웨이’를 띄우고, 지상에도 달 표면 기지를 세우는 인류의 달 상주 계획을 추진할 방침이다.

우리 정부도 2032년 달 착륙 및 자원 채굴, 2045년 화성 착륙 등 중장기 우주경제 로드맵을 수립하고 우주공간 정착 및 심우주 탐사를 위한 기술 연구개발에 힘을 싣겠다고 공언한 상황이다.

한미 우주 협력 공동성명서에도 달 기지 ‘게이트웨이’가 공식 언급된 만큼 우리나라가 유인 달 착륙지 탐색에 이어 향후 달 기지 건설에서도 주도적인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나사는 “지난해 12월 다누리가 달 궤도에 진입한 이후 섀도우캠은 주기적으로 달의 북극과 남극 지역의 모습을 포착하고 있다”며 “아르테미스 임무를 비롯한 과학 탐사 계획을 위해 필요한 달의 영구 음영 지역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보내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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