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31번째 나토 회원국 됐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4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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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 신청 1년만에… 75년 중립국 마감
러 “핀란드 국경 군사력 강화할 것”

1948년 옛 소련과 우호조약을 체결한 후 서방과 러시아 사이에서 중립국 위치를 지켰던 핀란드가 75년 만에 이를 버리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가입했다. 핀란드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3개월이 흐른 지난해 5월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약 1년 만에 뜻을 이뤘다. 핀란드와 약 1300km의 국경을 맞댄 러시아는 거세게 반발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3일 본부가 있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내일(4일) 나토 본부에 처음 핀란드 국기가 게양될 것”이라며 “핀란드는 더 안전해지고 우리 동맹 또한 더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핀란드는 1949년 설립된 나토의 31번째 가입국이 됐다.

나토 회원이 되려면 기존 회원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받아야 한다. 기존 30개 회원국 중 튀르키예가 지난달 30일 마지막으로 핀란드의 비준안을 가결했다. 핀란드의 나토 가입으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나토 회원국의 국경 길이 또한 기존보다 약 2배로 늘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핀란드 외에도 스웨덴, 스위스 등 중립국을 표방했던 유럽 각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완연하게 서방 쪽으로 기울고 있다. 스웨덴은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을 신청했고 스위스 또한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러시아 제재 등에 직간접적으로 동참하고 있다. 다만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튀르키예는 자국의 소수민족 쿠르드족을 스웨덴이 배후에서 지원한다는 이유로, 극우 정권이 장기 집권 중인 헝가리는 스웨덴이 인권 탄압 등을 비판한다는 이유로 각각 가입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알렉산드르 그루시코 러시아 외교차관은 “(핀란드와 국경을 맞댄) 서부 및 서북부 방향으로 군사적 잠재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정면 대응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다 2일 폭사한 군사 블로거 블라들렌 타타르스키에게 훈장을 수여하며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나토는 4, 5일 양일간 열리는 회원국 외교장관 회의에 2년 연속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4개국을 초청했다. 이 자리에서도 우크라이나 지원에 동참하라는 요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
#핀란드#나토#중립국#러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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