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美-加-멕시코 정상회의서 “亞 대항해 공급망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월 11일 17시 1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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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 대통령,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왼쪽부터)가 10일(현지시간) 멕시코시티 국립궁전에서 제10차 북미3국 정상회담 전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3.01.11. [멕시코시티=AP/뉴시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캐나다 멕시코 정상은 10일(현지 시간) 북미 3국 정상회의를 열고 북미 내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를 비롯한 경제 협력을 대폭 확대하기로 했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 조항으로 한국 유럽 등 동맹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BBC(배터리 바이오 반도체)’ 같은 핵심 산업의 북미 자체 공급망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주요 산업에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공급망을 아시아에서 북미로 옮기려는 구상을 본격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 美, ‘BBC’ 북미 공급망 구축 속도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3국 정상회의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장 가까운 친구이자 동맹들과 협력을 강화하겠다”며 “북미를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고 번영하는 경제권으로 유지하는 것이 최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공급망과 핵심 광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는 바로 여기 북미에서 미래기술 구축 노력을 지속적으로 가속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북미 3국은 ‘반도체 포럼’ 구성에 합의하고 올 초 첫 회의를 열기로 했다. 백악관은 “전자제품 자동차 군수품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모든 분야를 망라해 부품 제조와 투자 확대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북미에서 수입 대체를 목표로 공동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자급자족과 개발 협력을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과 중국 대만 일본 등 아시아 의존도가 큰 글로벌 반도체 분업체계를 재편하기 위해 북미 3국이 ‘프렌드 쇼어링(동맹국 공급망 연대)’을 통해 자체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전날 오브라도르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멕시코가 미국에 반도체 핵심 기술 및 부품 공급 확대를 위한 정책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은 자국 내 반도체 공장을 짓는 기업에 세금을 깎아주는 반도체과학법에 따라 양국 국경에 반도체 클러스터 투자 확대를 위한 인센티브도 도입하기로 했다.

북미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생산 확대를 위한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북미에 ‘배출가스 제로’ 차량의 생산과 도입을 늘리고 국경 지역에 전기차 배터리 충전기 설치 계획을 내놓겠다는 것. 북미에서 최종 조립된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한 IRA를 바탕으로 북미 3국이 함께 전기차 시장 확대에 나서자는 취지다.

● “바이든, 반도체 제조 아시아에서 북미로”


미국이 북미 공급망 구축 협력 강화에 나선 것은 아시아에 집중된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 바이오 같은 핵심 분야 생산시설을 북미로 옮기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의 회담에서 “아시아의 전염병은 자동차 생산 등 많은 산업에서 핵심 요소들에 접근하지 못하게 했다”며 “아무도 우리를 붙잡지 못하도록 우리 집(북미)에서 공급망을 강화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반도체 제조를 아시아에서 북미로 이전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미 3국은 전기차 배터리 핵심 광물은 물론 희토류 등을 장악한 중국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핵심 광물 매장량 정보 공유와 채굴 계획 협력도 강화하기로 했다. 중국 신장위구르자치구 강제노동과 관련해서도 “공급망에서 강제노동 및 아동노동 근절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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