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국제

핀란드 “지체없이 나토가입” 발표… 러 “군사조치로 대응”

입력 2022-05-13 03:00업데이트 2022-05-13 03:11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핀란드 현지 르포
74년 지킨 중립, 러 침공 보며 포기… 러와 1340km 국경 맞댄 현실 감안
시민들 “러와 경제교류는 유지를”… 러 “핀란드 나토 가입으로 러 위협”
美국방 “나토국 공격땐 확실히 대응”
핀란드 대통령, 英총리와 상호 안보협정 11일(현지 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 대통령궁에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오른쪽)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가 악수를 하고 있다. 두 나라는 이날 외부 공격을 받을 때 지원하겠다는 상호 안보협정을 체결했다. 핀란드 대통령실 제공
헬싱키=김윤종 특파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은 꼭 해야 했던 결정이에요. 다만 (러시아와의 군사 충돌이라는)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까 걱정은 됩니다.”

핀란드 정부가 나토 가입 의사를 공식화한 12일(현지 시간) 핀란드 수도 헬싱키에서 만난 시민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나토 가입의 결정적 이유”라고 했다. 다만 회사원 발테리 씨는 “러시아와 무작정 대립하기보다는 경제 교류는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핀란드의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과 산나 마린 총리는 이날 공동성명에서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나토 가입으로 핀란드의 안보가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핀란드가 회원국으로서 나토 전체의 동맹을 강화해줄 것”이라며 “가입 결정을 위한 행정 절차가 며칠 내에 신속하게 처리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스웨덴도 나토 가입이 확실시된다. 현지 언론은 스웨덴이 16일 나토에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11일 “우리의 선택은 모두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행동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밝혔다. 니니스퇴 대통령은 이날 헬싱키를 방문한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와 상호 안보협정을 맺었다. 협정엔 “상대국이 위기에 처하거나 공격당하면 지원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영국은 스웨덴과도 같은 협정을 맺었다. 존슨 총리는 “영국의 육해공 전력을 두 국가에 배치할 것”이라며 “스웨덴, 핀란드 방위를 위한 핵전력 배치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나토 공식 가입 전 이미 영국과 안보협정을 체결하면서 핀란드와 스웨덴이 각각 74년간, 208년간 유지해온 군사적 중립국 지위를 포기한 셈이다. 핀란드는 1948년 소련과 우호협정을 맺은 뒤, 스웨덴은 1814년 이후 군사적 비동맹 정책을 이어왔다.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침공 명분으로 삼은 러시아는 자국과 1340km 국경을 맞댄 핀란드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이유로 나토 가입을 공식화하면서 역풍을 맞았다. 현재 나토 동맹국과 러시아가 국경을 맞댄 지역은 러시아 전체 국경의 6%이지만 핀란드의 가입으로 2배로 늘어난다.

헬싱키 시민들은 12일 나토 가입 추진을 반기면서도 러시아와의 직접 군사 충돌을 우려했다. 이날 헬싱키 중심부인 원로원 광장에서 만난 시민 칼레 씨는 “나토 가입을 환영한다”며 러시아와의 직접 충돌을 피해 온 핀란드식 실용주의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핀란드 일간지 헬싱인 사노마트는 “1949년 나토에 가입하고도 자국 영토에 외국군 기지를 건설하지 않은 ‘노르웨이 모델’을 추구해야 한다는 논쟁이 시작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유럽의 안보 대격변은 불가피해졌다. 러시아 정부는 이날 “핀란드의 나토 가입은 러시아에 대한 위협”이라며 “군사, 기술적 조치를 포함한 대응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BBC는 “나토의 북유럽 확장이 이득인지, 위협인지 기로에 섰다”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두 나라의 나토 가입을 도발로 주장하며 군사 긴장이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1일 하원 청문회에서 “푸틴이 나토를 공격하면 상황을 완전히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며 “어떤 방식으로든 확실히 대응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헬싱키=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국제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