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프랑스, 최근 코로나 재확산에도 남은 방역 규제 다 없앤다

  • 뉴스1
  • 입력 2022년 3월 15일 11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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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과 프랑스가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우려에도 남은 방역 규제를 예정대로 전부 없애기로 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각료회의를 열고 모든 입국자 위치 추적 정보 수집 및 백신 미접종 승객 도착 시 검진 의무 폐기를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18일 오전 4시부터 효력이 발생한다.

입국자 호텔 격리는 이미 지난 12월 입국제한국가목록(레드리스트)이 비워지면서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는데, 이달 말로 전면 폐지할 방침이다.

집권 보수당과 항공업계는 이미 국내 코로나19 방역 규제가 모두 철폐된 만큼, 남은 규제도 4월 전까지는 모두 폐지해야 한다고 정부를 압박해왔다.

그랜트 샤프스 영국 교통부 장관은 “(4월) 부활절 휴가를 앞두고 여행객들은 더 큰 자유를 누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조치는 영국의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하는 가운데 나와 우려를 자아낸다. 이날 영국의 신규 확진자는 4만7181명, 사망자는 45명으로 집계됐다고 국제통계사이트 월드오미터는 밝혔다.

다만 중증·사망의 바로미터인 입원환자 수는 확진자 증가세만큼 늘지 않고 있다고 영국 보건당국은 설명했다.

영국에서는 지난 한 주간 총 44만4201명이 확진돼 전주 대비 48.1% 늘었지만, 입원환자 수는 이날 오전 8시 기준 1만576명으로 전주 대비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의 대변인은 “데이터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대유행의 정점에 도달했다는 어떤 종류의 압력도 찾아볼 수 없다”며 “새 규제는 필요하지 않다”고 말했다.

사지드 자비드 영국 보건장관은 “백신 접종률을 고려할 때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며 “잠재적인 새 변이를 계속 감시·추적해 필요한 조치들은 준비해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영국 정부는 확진자 격리와 무료 검진을 4월 1일부로 종료하고, 자가격리 지원 비용 제공도 중단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옥스퍼드대 통계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영국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73.1%다.

프랑스는 이날부터 대부분의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학교와 회사, 사무실에서는 더이상 마스크 착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다만 대중교통과 병원 등 보건시설은 예외다.

백신 미접종자도 식당과 스포츠 경기장 등 공공시설에 다시 출입할 수 있게 됐다.

팬데믹 2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인 방역 완화에 대한 시민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지만, 다소 엇갈렸다.

파리의 한 레스토랑 주인은 “일상으로 회복했다”며 “이제 우리는 일을 더 즐길 것”이라고 말했고, 시민 조셀린 뮬러는 “이제 영화관과 극장, 예술 장소에 사람들이 다시 모이길 바란다”고 했다.

반면, 시민 바르톨로메 라이시(23)는 “더 많은 이동의 자유를 얻는 건 좋은 일”이라면서도 “아직은 감염을 피하기 위해 조심하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 정부는 입원환자 등 병원 상황이 호전되고 지난 몇 주간 전반적인 감염 추세는 감소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지만, 최근 들어 확진자가 다시 늘기 시작한 점은 우려 요인이다.

공중보건기구 산테 푸블리크 프랑스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주간 확진자 수는 7만3000명을 넘어섰는데, 일주일 전 6만 명보다 1만 명 넘게 증가한 수치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이날 신규 확진자는 1만8853명, 사망자는 185명 발생했다.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프랑스의 코로나19 백신 접종률은 77.7%다.

특히 오미크론의 하위계통 변이인 이른바 ‘스텔스 오미크론’(BA.2.) 확산 가능성도 중요한 변수다. 초기 연구에 따르면 BA.2는 기존 오미크론보다 감염력이 최대 30% 더 높을 수 있다.

프랑스 24는 “일부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조치로 방역 조기 해제가 이뤄진 점을 안타까워 한다”면서 이번 규제 해제가 너무 바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다가오는 대선으로 코로나19가 최근 몇 주간 프랑스 뉴스에서 거의 사라졌지만, 2020년 세계를 마비시킨 팬데믹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프랑스 대선 1차 투표는 내달 10일, 결선 투표는 같은 달 24일 열린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가운데, 세 번째 출마하는 극우 마린 르펜 국민전선(RN) 후보를 비롯, 발레리 페크레스 일드프랑스 지역의회의장(주지사 격)과 안느 이달고 파리 시장 등이 약진하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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