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이버안보 유치원 수준… 中과 전쟁서 이미 졌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1-10-12 03:00수정 2021-10-12 08:54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국방부 前 SW최고책임자 질타
“中, AI 등 역량 집중해 기술 진전… 美는 관료주의로 시간만 낭비”
中 친강 주미대사, CIA 겨냥… “007 제임스 본드처럼 행동”
미국 국방부(펜타곤)의 전직 최고소프트웨어책임자(CSO)가 “미국과 중국의 사이버전은 이미 중국의 승리로 끝났다”고 주장하며 미국 정부의 대응 역량 부족과 이를 야기한 관료주의를 비판하고 나섰다.

11일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펜타곤의 CSO였다가 지난달 사임한 니컬러스 셰일런(37)은 사임 후 이 매체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 일부 부처의 사이버 방어는 유치원 수준”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우리는 향후 15∼20년 내에는 중국과 경쟁할 기회조차 없다”며 “경쟁은 이미 끝났다는 게 나의 판단”이라고 했다. 지난달 사임한 이유로는 “중국이 미국을 따라잡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 없었다”며 “미군 내 기술적 전환의 속도가 너무 느린 것에 대한 항의의 표시로 그만뒀다”고 밝혔다.

셰일런은 “중국은 인공지능(AI)과 기계학습, 사이버 역량에서 진전을 보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글로벌 지배력을 가지려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이 투자하고 있는 이런 신기술들은 미국이 보유한 F-35 전투기 같은 하드웨어보다 훨씬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우리가 관료주의 때문에 시간을 낭비하는 사이 적은 훨씬 앞에 나아가 있다”고 했다.

그는 구글에 대해서도 “AI 분야에서 국방부와 협력하기를 꺼리고 있고 AI 윤리에 대한 집중적인 논의를 주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국 기업들의 경우 정부와 협력하면서 윤리 문제에도 불구하고 AI에 엄청난 투자를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주요기사
셰일런은 9월 사임할 당시 내놨던 서한에서도 사이버 분야에 대한 펜타곤의 펀딩 부족과 느린 속도, 경험 부재 등의 문제를 지적했다. 관료주의로 인해 낭비되는 시간을 비판하며 “우리의 핵심적 인프라 구축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조만간 의회에서 증언할 예정이다. 프랑스 태생인 그는 2016년 미국시민권을 딴 뒤 미 공군 소속으로 국방부의 사이버 보안 혁신작업에 참여해 왔다.

친강(秦剛) 미국 주재 중국대사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최근 중국 전담 조직인 ‘차이나미션센터’를 신설한 것에 대해 “(영화) 007 같은 냉전 시나리오라면 할리우드에 넘겨라”며 반발했다. 11일 주미 중국대사관에 따르면 친 대사는 8일 펑황 위성TV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을 ‘21세기 미국의 가장 큰 지정학적 위협’이라고 한 윌리엄 번스 CIA 국장에 대해 “심각한 오해와 오판”이라며 “미국의 어떤 사람들은 자꾸 제임스 본드(007시리즈의 극중 주인공)를 자처한다”고 비꼬았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미국#사이버안보#유치원 수준#중국
0 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댓글쓰기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기사 의견 0개의 기사의견이 있습니다.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