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AEA 사무차장 “北 핵분열 물질생산 핵심은 우라늄 농축”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9월 1일 16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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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 하이노넨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차장은 북한 영변의 핵시설 재가동 징후와 관련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은 대미 압박의 성격”이라며 “북한 핵분열 물질 생산의 핵심은 우라늄 농축”이라고 지적했다.

하이노넨 전 차장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 방송과 인터뷰에서 플루토늄 추출이 가능한 영변 5MW 원자로의 재가동 징후를 언급한 IAEA의 최근 보고서에 대해 “원자로 가동과 재처리 작업으로는 전략적 균형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못한다”며 이렇게 설명했다. 원자로에서의 플루토늄 생산량은 기껏해야 연간 7~8kg으로 핵무기 1~2개 정도 만들 수 있는 양이라는 것이다. 그는 “북한은 플루토늄 프로그램이 아직 살아있다는 사실을 상기시킬 것”이라며 “플루토늄 생산을 지렛대 삼아 다른 관련국들에 협상 테이블로 돌아와 일부 양보할 것을 촉구하는 신호를 보내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는 북한이 실험용 경수로를 완성하려 하고 있다는 점도 언급하며 “실험용 경수로가 가동되고 재처리 공장도 여기에 맞춰 개량되면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프로그램 수준은 한 단계 상향될 수 있다”고 했다. 현재 워싱턴의 싱크탱크인 스팀슨센터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하는 하이노넨 전 차장은 2007년 6자 회담의 후속 조치를 위해 IAEA 사찰단을 이끌고 평양을 방문하는 등 20년 넘게 북한 핵문제를 다뤄온 전문가다.

북한의 농축우라늄 생산 역량과 관련해서는 “영변의 우라늄 농축공장(EUP)에서의 농축 활동을 점진적으로 높이고 실험용 경수로(ELWR)에 일부 사용했다고 가정하면 2020년 말까지 약 540kg의 우라늄을 생산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의 연간 생산량은 150~160㎏ 정도 될 것이라고 답변했다. 6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IAEA의 후속 조치에 대한 질문에 그는 “영변 원자로가 가동 중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포착한 것이 IAEA의 역할”이라며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에 대한 후속 조치는 유엔 안보리의 몫”이라고 답변했다. IAEA가 9월 유엔총회에서 북한의 핵 활동을 규탄할 수는 있지만 국제사회의 실제 대응조치는 안보리의 선택에 달렸다는 설명이다.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미 협상을 재개할 경우 북한에 가장 먼저 요구해야 할 것으로는 “플루토늄과 농축 우라늄 생산, 그리고 핵무기 제조의 중단”을 들었다. 이후에 동결 방법 및 핵무기 폐기를 위한 로드맵에 합의해야 한다고 그는 주장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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