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美 오만 꺾었다” 선언…향후 통치에는 난제 산적

  • 뉴시스
  • 입력 2021년 8월 19일 1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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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레반은 19일 아프가니스탄 독립기념일을 맞아 미국이라는 세계 권력의 오만함을 물리쳤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마비된 정부 운영과 무장 봉기 가능성 등 앞으로 탈레반이 아프간 통치에 겪어야 할 과제들이 벌써부터 고개를 들고 있다.

현금자동인출기에서부터 3800만 인구가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식품에 대한 걱정까지 탈레반은 자신들이 축출한 이전 정부가 누렸던 국제사회의 원조없이 헤쳐나가야 한다. 게다가 탈레반을 피해 판지시르 계곡으로 탈출한 반대 세력들의 무장 저항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판지르 계곡은 현재 탈레반에 점령되지 않은 유일한 지역이다.

카불 점령에 성공한 탈레반은 이슬람 율법(샤리아)에 따라 통치할 것이라고 밝힌 것 외에 앞으로 아프간을 어떤 방식으로 통치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을 전혀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그에 대한 압력은 계속 커지고 있다.

세계식량계획(WFP)의 메리 엘런 맥그로티 대표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엄청난 인도주의적 위기가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탈레반은 이날 “이슬람 무장전사들의 저항으로 오만한 세계 권력 미국을 우리의 신성한 영토 아프간에서 패퇴시켰다”고 말했다. 탈레반은 그러나 동부 잘랄라바드에서 탈레반 깃발을 내리고 아프간 국기를 흔들며 벌어진 시위를 폭력 진압한 사실은 인정하지 않았다. 코스트에서도 탈레반 당국은 비슷한 국기 시위를 폭력적으로 해산한 후 24시간 통행금지령을 내려졌지만 이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전 정부 관리들은 국민들에게 직장 복귀를 촉구하면서도 자신들은 자택에 숨어 있거나 탈레반으로부터 탈출하려 하고 있다. 아프간이 밝힌 외환보유액 90억 달러에 대해선 의문이 여전하며, 사실이더라도 대다수는 미국에 동결된 것으로 보인다. 아프간 중앙은행 총재는 미국이 달러를 풀어줄 가능성은 거의 없다며 아프간 통화의 평가절하와 인플레이션으로 식품 가격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가뭄으로 아프간의 농작물 수확은 40% 이상 감소했다. 많은 사람들이 카불의 공원 등에서 살고 있다. 맥그로티 WFP 대표는 “지금이야말로 아프간에 대한 지원이 가장 필요하다. 국제사회가 아프간 국민의 편에 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판지시르 계곡으로 모여든 탈레반 반대 세력들은 탈레반에 맞서 싸울 무기와 지원을 요청하며 탈레반과의 전투를 준비하고 있다. 이들은 “탈레반은 아프간 국민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탈레반의 통치는 아프간을 이슬람 과격 테러의 발원지로 만들 것이며, 민주주의에 대한 음모가 이곳에서 다시 한 번 부화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카불(아프가니스탄)=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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