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택연금’ 前 왕세자, 쿠데타 부인 vs 요르단 당국 “외세 접촉”

  • 뉴시스
  • 입력 2021년 4월 5일 07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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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르단 정부에 의해 가택 연금된 함자 빈 후세인 요르단 왕자는 왕실의 부패를 비난하면서도 쿠데타 연루설은 부인했다.

함자 왕자는 지난 2004년 압둘라 국왕으로부터 왕세자 직위를 박탈당한 바 있다. 다만 함자 왕자는 그 이후 압둘라 국왕과 경쟁 또는 대결 의식을 표출한 적은 없다.

4일(현지시간) BBC와 미들이스트아이(MEE),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함자 왕자는 전날 가택 연금됐다. 요르단군 참모총장은 이날 함자 왕자를 찾아가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동과 외부 접촉이 제한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앞서 함자 왕자와 관련된 인사들이 적어도 20명 체포됐다.

그는 외부와 접촉이 끝기기 전 BBC에 전달한 동영상에서 “군 참모총장이 오늘 방문해 ‘내가 앞서 참석했던 회의 또는 방문했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정부 또는 왕에 대한 비난이 있었기 때문에 외출하거나 사람들과 접촉할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지난 15~20년간 만연한 지배구조의 붕괴, 부패, 무능에 책임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며 “나는 사람들이 자신의 정부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에 책임이 없다”고 했다.

그는 “그 누구도 협박당하거나 체포, 괴롭힘, 위협을 당하지 않고 의견을 얘기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통치 시스템은 이곳에 사는 국민 1000만명의 생명과 존엄, 미래 보다 개인의 이익, 금융 이익, 부패가 더 중요하다고 믿는다”고도 비난했다.

이어 “불행하게도 이 니라는 부패와 족벌주의, 잘못된 통치에 갇히게 됐다. 그 결과는 희망의 파괴 또는 상실이다”고 했다.

함자 왕자의 어머니이자 미국 태생인 누르 왕비도 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위터에 “악의적인 비방의 무고한 희생자를 위해 진실과 정의가 승리하기를 기도한다”며 “신이 그들을 축복하고 지켜줄 것”이라고 힘을 보탰다.

반면 아이만 사파디 요르단 부총리는 4일 기자회견에서 함자 왕자가 국가를 불안정하게 하려는 음모로 외국 세력과 연락을 취했다고 주장했다. 보안 당국이 함자 왕자과 외국 세력간 통신을 도청해왔다고도 했다.

그는 “보안당국이 음모에 연루된 이들을 국가 보안법원에 회부해줄 것을 요청했다”며 “이미 체포 사실이 발표된 고위 관리 2명 이외에도 14~16명이 체포됐다”고 했다.

사파디 부총리는 “이번 조사에서 요르단을 불안정하게 만들 시기에 대한 외국세력의 개입과 소통이 관찰됐다”며 “이와 같은 개입과 간섭 중에는 함자 왕자의 부인과 접촉한 외국 정보기관도 포함돼 있다”고 했다.

아울러 “초기 조사는 이들의 활동과 움직임이 국가의 안보와 안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도 “국왕은 함자 왕자와 직접 대화해 (그가) 부당하게 이용되지 않도록 가족 내에서 문제를 처리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했다”고 했다.

압둘라 국왕은 1999년 부친인 후세인 국왕이 서거한 이후 요르단을 다스려왔다. 그는 부친 서거 직후 이동동생인 함자 왕자를 왕위 계승자로 지명했지만 5년만인 2004년 직을 박탈했다. 이후 장남인 후세인을 왕세자로 지목했고 함자 왕자는 야인으로 지내왔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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