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떨고 있나?…中 ‘희토류 수출 제한’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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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6일 15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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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바이든(왼)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조 바이든(왼)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 News1
중국 정부가 F-35 전투기 등 미국 전략물자의 핵심 원료인 희토류 17종에 대한 생산·수출 제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록히드마틴 등 미 방산업체와 미국이 받는 타격이 어느 정도인지 분석한다는 방침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6일 중국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공업정보화부가 지난달 중국이 전세계 공급량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희토류 17종의 생산과 수출에 관한 규제 초안을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규제안은 ‘국가 안보’ 목적으로 특정 물질 수송을 규제하는 ‘수출 통제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해 록히드마틴, 보잉, 레이시언 등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한 데 대해 제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중국 국무원과 중앙군사위원회가 수출 규제 목록에 희토류를 포함할지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익명을 요구한 중국 정부 한 관계자는 “중국이 수출 금지 조치를 취하면 미국이 F-35 전투기를 만드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지 정부가 알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수출 금지 조치를 통해 미국이 얼마나 빨리 대체자원을 확보하고 자체 생산 능력을 증가시킬 수 있는지도 알아본다는 전략이다.

희토류는 전략 물자 외에도 스마트폰, 전기차, 풍력터빈 등 첨단 제품의 핵심 원료이기도 하다. 중국의 희토류 매장량 점유율은 세계 37% 수준이나 실질적 공급 비중은 90% 이상으로 추정된다.

최근 미중 갈등이 격화하면서 중국이 희토류 수출 제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는 계속 제기돼왔다.

이에 미국에서도 자국 첨단산업의 필수 원료인 희토류 수급 대중 의존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미 국방부는 정밀유도미사일부터 드론까지 모든 전략물자에 희토류가 사용되면서 미국의 대중 의존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하기도 했다.

중국의 이 같은 행보는 악화하는 미중 관계와 기술 전쟁에 따른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트럼프 전임 행정부는 중국 기업들의 고급 반도체 등 민감한 기술 수입을 어렵게 하겠다고 별렀고, 바이든 행정부는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대중 전략을 밝혀 왔다.

그러나 중국 관리들 사이에서도 이번 조치와 관련해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온다. 경쟁국들이 자체 생산 능력을 개발하도록 자극함으로써 중국의 산업 지배력을 약화시키는 역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국영 비철금속시장 연구기관 안타이커(Antaike)의 한 연구원은 “수출 통제는 매우 신중하게 적용돼야 하는 ‘양날의 검’”이라고 지적했다.

광둥 희토류 그룹의 한 임원은 “국내 광산이 최대치로 운영될 수 없는 만큼 수출 금지로 인해 중국이 세계 공급망에서 더 우위를 차지하게 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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