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미국 당국에는 대들면서 중국 당국에는 저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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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10일 09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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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테슬라 라이브 캡처). © 뉴스1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배터리 데이’에서 발언하고 있다(테슬라 라이브 캡처). © 뉴스1
미국의 규제 당국에는 대들기로 유명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당국에는 곧바로 머리를 숙였다고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중국 시장관리감독총국은 지난 8일 중국에 진출한 테슬라 관계자를 불러 이른바 ‘웨탄’(約談·면담)을 진행했다. 웨탄은 정부 기관이 감독 대상 기관 관계자들을 불러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자리다. 한마디로 공개적인 ‘군기 잡기’다.

중국시장관리감독총국은 이날 홈페이지를 통해 테슬라를 불러 속도 이상, 배터리 발화,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등 문제 등과 관련해 중국 법규 준수와 내부 관리 강화, 품질 안전 책임 이행, 소비자 권익 보호 등 요구 사항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테슬라는 당국과 웨탄 직후 지도사항을 성실하게 받아들이겠다고 밝히는 등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

그동안 테슬라에 대해 우호적인 입장을 보여 왔던 중국 정부가 갑자기 테슬라를 소환한 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중국은 민주주와 거리가 멀다”고 중국을 비판하는 등 대립각을 세우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테슬라가 중국 규제당국에 곧바로 머리를 조아린 것은 미국에서의 테슬라 행보와 사뭇 다르다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반항아 기질이 강한 머스크 CEO는 규제 당국과 자주 마찰을 빚은 것으로 유명하다. 지난 2018년 머스크 CEO는 테슬라의 주식을 모두 사는 방법으로 테슬라를 상장 폐지해 개인회사로 만들겠다고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미국의 증권감독당국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이에 대해 “머스크의 해당 트윗이 투자자를 오도할 수 있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이후 SEC와 테슬라는 전면전을 벌이다 머스크가 CEO를 유지하는 대신 이사회 의장직에서 물러나는 것으로 타협을 보았다.

머스크 CEO는 또 지난해 코로나로 인해 당국이 캘리포니아 공장 가동 일시 중단 명령을 내리자 ‘파시스트’적 결정이라며 공장을 다른 곳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당국을 협박해 결국 공장을 재가동했다.

그런 테슬라가 중국에 이토록 저자세인 것은 중국에서 가장 많안 수익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대표 차종인 모델3의 경우 지난해 최초로 국내 매출보다 해외 매출이 많았고, 해외 대출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천하의 머스크도 중국 당국 앞에서는 작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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