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윈 압박 본격화…시진핑이 원하는 건 따로 있었다

  • 뉴스1
  • 입력 2021년 1월 6일 14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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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트 그룹 상장을 철회하는 등 중국이 알리바바 창업자 마윈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이유가 앤트가 가진 소비자 신용 정보를 갖고 싶어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결제와 라이프스타일 앱인 알리페이를 활용해 앤트그룹이 작은 기업이나 심지어 대형 은행에 비해 수많은 개인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 것이 불공정한 경쟁 우위라고 보고 있다. 게다가 이를 토대로 알리바바가 사업을 확장하고 있어 이에 대한 규제에 나섰다는 설명이다.

◇ 수집 정보 토대로 대출 사업 손뻗은 알리바바 : 알리페이는 알리바바 산하 앤트그룹이 운영하는 중국 전자결제 플랫폼으로, 전 세계에서 10억명이 사용하고 있다. 이 앱은 소비자의 소비 습관, 대출 행위, 청구서 및 대출 상환 이력에 대한 방대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단지 데이터를 가진 것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해 앤트그룹이 대출 사업으로 부당한 이익을 챙기는 것도 정부에겐 눈엣가시였다.

자사가 가진 데이터에 기반해 앤트그룹은 5억 명의 사람들에게 대출을 시작했으며 100여 개의 시중은행이 이 자금 대부분을 대게 했다. 앤트그룹은 중간 브로커로서의 이익을 챙긴 반면 은행은 대출자들의 채무 불이행의 위험의 대부분을 떠맡았다는 게 WSJ의 설명이다.

정부 당국은 앤트그룹에는 이런 사업 모델이 이익이 되지만 국가 금융 시스템에는 잠재적인 위협이 된다고 보기 때문에 앤트그룹의 사업 모델을 뒤집으려 한다는 것이다.

◇ “은행에 준하는 규제하고 데이터 공유하게 할 것” :
사안에 정통한 정부 당국자들과 정책 고문들에 따르면, 당국은 앤트의 대출 사업을 은행처럼 규제하려고 한다. 이렇게 되면 앤트그룹은 다른 은행들처럼 자기 자본이 더 있어야만 하게 된다. 그뿐 아니라 정부는 앤트가 가진 데이터 독점도 깰 계획이다.

소식통들은 정부가 고려하고 있는 방안은 앤트에게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운영하는 전국적인 신용 보고 시스템에 자사가 가진 데이터를 입력하도록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방안은 앤트가 중앙은행 통제를 받는 중국 첫 종합 민간신용사 바이항크레딧과 데이터를 공유하도록 하는 것이다.

소식통들은 앤트가 바이항크레딧의 주주임에도 불구하고, 7개의 다른 빅 데이터 관련 중국 기업들과 함께 자사의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부 최고기관인 중국 국무원의 독점금지위원회 자문위원은 앤트의 데이터 독점을 어떻게 규제하느냐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말했다.

◇ 정부 상대 줄타기 해온 알리바바 압박 본격화 : 알리바바는 그간 당국이 범죄 용의자를 색출하고 반대 의견을 잠재우는 데 자사가 가진 데이터를 제공했다. 앤트의 알리페이 결제 앱에는 정부가 코로나 바이러스 대유행을 억제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연락처 추적 기능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지난 몇 년 동안 정부는 마윈 창업자에게 앤트 소유의 개인 신용 정보를 더 많이 요구했고 마윈 창업자는 이에서 빠져나가려고 애썼다.

2015년 앤트는 즈마신용이라는 자체 신용 평가 시스템을 개발해, 다른 곳에 신용기록이 없는 많은 개인과 소규모 기업들에게 신용등급을 부여했다.

3년 후 인민은행은 바이항 크레디트(Baihang Credit)라는 개인 신용 보고 회사를 설립하고 앤트와, 인기 메시징 앱인 위챗과 관련 모바일 결제 네트워크를 소유하고 있는 텐센트 홀딩스, 그리고 그 외 6개 회사를 바이항 크레딧 주주로 초대했다.

하지만 데이터를 공유하기 위한 정부의 시도는 이들 기업들이 주주로 참여는 하면서도 고객 신용 데이터 공유를 거부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이에 정부가 소비자 신용 데이터를 제공받기 위해 마윈 창업자를 궁지에 몰고 있는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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