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됐다, 키스하자”…트럼프, 파격적 유세 재개

  • 뉴시스
  • 입력 2020년 10월 13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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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100% 샤프" 찬사 보내기도
군중들 붙어 앉고 일부는 마스크 착용 안 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이후 ‘면역’을 주장하며 파격적인 유세 재개에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유튜브 ‘도널드 트럼프’ 채널로 생중계된 플로리다 샌퍼드 유세를 미리 준비한 마스크를 던지며 시작했다. 유세마다 울리는 음악인 ‘미국에 은총을(God Bless The USA)’과 함께 등장한 그는 현장을 채운 군중들에게 봉투에 담은 마스크를 여러 개 던져줬다.

제 손으로 박수를 치며 청중들의 호응을 유도한 그는 마이크를 잡고 “사람이 아주 많다”라며 “우리 경쟁자인 슬리피 조(민주당 주자 조 바이든 후보를 조롱하는 말)도 오늘 유세를 열었지만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고향 플로리다에 돌아와 기쁘다”라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이후 유세에서 “당신들의 기도와 지지에 동력을 얻고 겸허해졌다”라며 “우리가 여기 있다. 우리는 끝낼 것이다. 우리는 이 나라를 이전 그 어떤 때보다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나는 바이든이 47년 동안 한 일보다 47개월 동안 많은 일을 했다”고도 했다.

민주당 후보들에 대한 이념 공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은 가장 극좌적 의제를 밀어붙이고 있다”라고 주장하고, 그의 러닝메이트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후보를 향해서는 “그린 뉴딜의 후원자”라며 “(이들이 당선되면) 사회주의 의료보장제도를 갖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번 선거는 이 나라 역사상 가장 중요한 선거”라며 “이 사람들은 미쳤다. 우리는 이겨야 한다”라고 했다. 또 “바이든은 좌익 극단주의, 사회주의 마르크스주의자에게 통제된다”라며 “그가 이기면 급진 좌파가 나라를 운영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10일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을 치른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유세 초반 시진핑 중국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함께 김 위원장을 거론한 뒤 “그들은 100% 샤프하다”라고 찬사를 보낸 것이다.

이어 “우리에겐 (샤프함이) 100%가 아닌 (대선) 출마자가 있다. 80%도, 60%도 아니다”라고 했다. 바이든 후보를 겨냥한 말이다. 북한이 알래스카 미사일 방어 체계 제압 가능성이 거론되는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공개했음에도 정적을 비난하며 김 위원장을 칭찬한 것이다.

이날 청문회를 치른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는 환상적인 미 연방대법관이 될 것”이라고 했다. 또 민주당 당선 시 ‘대법관 확대론’을 거론, “바이든은 대법관 구성에 관한 질문에 대답을 거부한다”라고 몰아세웠다.

유세에선 자신의 코로나19 ‘극복’을 과시하는 발언도 이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코로나19를) 이겨냈고, 이제 그들은 내가 면역됐다고 한다”라며 “나는 매우 강력하다고 느낀다. 저 군중 속으로 걸어 들어가고 싶다. 걸어 들어가 군중 속 모두와 키스하고 싶다”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 속 사람들과 아름다운 여성들에게 키스할 것”이라고 거듭 말한 뒤 “당신에게 크고 깊은 키스를 할 것”이라고 과시했다. 아울러 입원 기간 자신을 치료한 월터 리드 국립 군 병원 의료진에게도 감사를 표했다.

이날 유세는 지난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확진 소식을 알린 뒤 첫 공식 선거 유세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0일에도 백악관에서 법과 질서를 주제로 지지자들을 초청해 연설을 했었다.

일각에선 그가 퇴원하고 백악관 오벌오피스 업무에도 복귀했지만, 여전히 타인에 코로나19를 전염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그러나 이날 유세를 불과 한 시간여 앞두고 백악관은 케일리 매커내니 대변인을 통해 타인에 대한 전염 우려가 없다는 숀 콘리 대통령 주치의 소견서를 공개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 연설을 듣기 위해 현장에 모인 군중들은 거리 두기 없이 자리를 붙여 앉았으며, 상당수가 마스크를 착용했지만 여전히 민낯이거나 마스크를 턱에만 걸치는 ‘턱스크’를 한 사람도 많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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