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파우치와 좋은 관계”…뒤로는 “확산경고 거짓말”

  • 뉴시스
  • 입력 2020년 7월 14일 12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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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악관 고위 당국자 "신뢰 부족 아니다…해임 어려워"
소셜미디어국장은 "파우치가 경제 망쳐" 풍자 카툰 게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장과 “좋은 관계”라며 갈등설을 진화했다. 하지만 뒤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경고는 거짓말”이라거나 “학교들이 가을에 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을 리트윗하는 등 계속 엇박자를 내며 위태로운 관계를 이어갔다.

더힐, 폴리티코,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개최한 경찰을 기리는 라운드테이블 행사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파우치 소장과 아주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오랫동안 관계를 맺으면서 그가 매우 좋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나는 항상 그의 말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면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평가 및 대응에서 엇박자가 나고 있음을 인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지난 1월 중국에 대해 여행금지 조치를 취하기로 한 자신의 결정에 대해 “파우치 소장은 그것이 좋은 결정이었다는 것을 인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도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은 항상 아주 좋은 업무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밝혔다.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파우치 소장에 대한 (나의) 불만은 신뢰 부족에서 비롯된 것은 아니다. 신뢰의 위기나 경고 사격은 아니다”며 “파우치 소장을 해임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날 발언들은 백악관이 파우치 소장의 잘못된 발언을 모아 익명으로 언론에 흘린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파우치 소장은 최근 몇 주 동안 미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자 이를 경고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 의견을 피력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주엔 파우치 소장은 좋은 사람이지만 “실수를 많이 했다”고 말한 바 있다.

CNN은 연방법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직업 공무원인 파우치 소장을 직접 해임할 권한을 갖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앨릭스 에이자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프랜시스 콜린스 국립보건원장 등 권한을 가진 사람에게 간접적으로 해임을 지시하거나 파우치 소장의 언론 브리핑 및 인터뷰를 제한할 힘은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백악관 당국자들은 수면 아래에선 파우치 소장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대니얼 스커비노 백악관 소셜미디어국장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파우치 소장을 풍자하는 카툰을 공유했다. 파우치(Fauci) 소장을 ‘수도꼭지(faucet)’에 비유하며 그가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지나지게 열성적으로 대응하면서 미국 경제를 수렁에 빠뜨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경고를 “가장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고 치부한 전직 게임쇼 진행자 척 울러리의 글을 리트윗했다.

보수 성향의 울러리는 트위터에서 “모두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와 언론, 민주당, 의사들까지 전부는 아니지만 대부분은 우리에게 믿으라고 한다”며 “선거와 경제를 돌아오지 않게 하는 게 전부인 것 같은데 지긋지긋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외에도 학교들이 가을에 문을 열어야 한다는 당위성을 주장한 울러리의 또 다른 글 등도 리트윗했다.

한편 파우치 소장은 13일에도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이날 콜린스 원장과 생방송으로 진행한 스탠포드대 의대와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여전히 코로나19 1차 유행의 파도에 있으며 “즉각 대처해야 할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 10일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소 두 달 동안 브리핑하지 않았다고 했으며, 지난달 말 상원 보건위원회 청문회에선 미국이 추가적으로 안전장치를 마련하지 않을 경우 하루에 10만 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재 미국은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330만 명을 넘어섰다. 전체 인구의 1%에 달하는 수치다. 누적 사망자는 13만5000명에 달한다.

플로리아와 애리조나, 캘리포니아는 모두 신규 확진자 수 역대 최다 기록을 또 다시 갈아치웠다. 일부 주에선 확산을 완화하기 위해 재개 조치를 중단하거나 철회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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