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보트 검사키트 정확도 50%도 안 돼”…백악관도 사용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4일 15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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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뉴욕대 랭곤헬스 연구 결과
FDA, 3월 말 긴급사용승인…트럼프 "정확" 홍보
정확도, 케페이드 장비 대비 30%~48% 불과

미국 백악관에서 사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검사 키트의 정확성이 50%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미 뉴욕대 랭곤헬스센터는 13일(현지시간) 생명공학 논문 사전공개 사이트인 ‘바이오 아카이브(BioRxiv)’에 게재한 논문에서 “백악관이 사용한 코로나19 신속 진단 키트는 감염자를 최대 48% 놓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은 아직 피어 리뷰(동료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해당 장치는 토스터 오븐 크기만한 애보트의 ‘아이디 나우(ID Now)’라는 기계다. 길고 짧은 비강면봉을 이용해 코와 목 깊숙한 곳 또는 얕은 곳에서 샘플을 채취한 뒤 장비에 넣어 감염 여부를 분석하는데 결과를 5분~13분 만에 확인할 수 있다.

미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3월 말 아이디 나우에 대해 긴급 사용을 승인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정확하다”고 홍보해 왔다.

그러나 연구진이 랭곤 티쉬 병원 응급실 환자 101명에게 샘플 2개씩을 채취해 케페이드 장비 분석과 비교한 결과 애보트 장비의 정확도가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샘플은 채취 후 액체 용액에 넣은 것과 넣지 않은 것 두 가지로, 애보트는 전자의 경우 희석될 수 있어 후자의 방법을 권고하도록 지침을 수정한 바 있다.

분석 결과 케페이드 장비로는 31명이 양성 반응을 보였는데 아이디 나우는 16명만 양성 반응을 나타냈다. 즉, 15명은 바이러스를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애보트 장비는 이들을 ‘음성’으로 판정했다.

채취 후 용액에 넣지 않은 건조한 샘플의 경우에도 애보트 장비는 3분의 1의 감염자를 놓쳤다.

뉴욕대 연구진은 “애보트의 아이디 나우는 너무 많은 감염을 놓쳤다”며 검사에 이 장비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이번 연구 결과와 관련해 “아이디 나우가 감염자를 놓친 비율은 0.02%에 불과하다”며 “뉴욕대 연구 결과는 다른 연구 결과와 일치하지 않는다. 이번 조사에서 샘플이 제대로 검사됐는지 불분명하다”고 반박했다.

백악관은 논평에 응하지 않았으며, 어떤 종류의 면봉을 사용했는지 묻는 질문에도 답하지 않았다.

NYT에 따르면 미국에는 1만8000개의 아이디 나우 검사 장치가 있다. 애보트는 코로나19 검사를 위해 180만 개를 선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전국 각지의 병원과 진료소, 드라이브 스루 검사소에서 사용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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