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아지는 中 시진핑 책임론…中학자들 “언론자유 보장하라” 공개서한

  • 뉴시스
  • 입력 2020년 2월 9일 14시 4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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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소셜미디어상에 '공개서한' 확산돼
"의사 리원량의 죽음에서 배워야"
"언론자유 보장됐다면 이런 재앙 없었을 것"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사태로 시진핑 체제 책임론의 목소리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 화중사법대의 탕이밍 국학원 원장과 동료교수들은 이날 공개서한을 통해 “(이번 사태의) 핵심은 헌법이 보장하는 권리인 언론자유”라면서 “만약 의사 리원량의 말을 루머로 취급하지 않았다면, 모든 시민이 진실을 알릴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허용됐다면, 이런 혼란,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친 국가적 재앙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SCMP에 따르면, 이 서한은 중국 소셜미디어 상에서 널리 확산되고 있다.

학자들은 서한에서 정부가 신종 코로나 사태에 대한 실수를 인정하고, 리원량 등 위험성을 알리려 했던 내부고발자들에게 사과하며, 리원량을 ‘순교자’로 칭할 것을 요구했다.

특히 헌법을 인용하면서 “중국 시민들은 언론, 집회, 결사, 시위의 자유를 누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탕 원장은 특히 “신종 코로나 사태는 천재가 아니라 인재이다. 우리는 리원량의 죽음으로부터 배워야 한다”며 “지식인이자 학자로서 만약 우리가 무슨 말이든 하지 않으면, 양심과 지식에 대한 수치이자 국민들에게 부끄러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우리 모두는 스스로를 되돌아봐야 하며, 관리들은 자신의 잘못을 보다 더 뉘우쳐야 한다”고 질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고발한 후 환자를 치료하다 감염돼 지난 7일 숨진 리원량의 죽음은 중국사회에 큰 충격을 던지고 있다.

리원량의 죽음에 대한 보도가 나온 후 중국 소셜미디어 상에서는 “리원량이 사망했다”는 해시태그가 6억7000만건의 뷰를 기록했고, “언론자유를 원한다”는 해시태그도 286만건의 뷰를 기록했지만 신속히 삭제됐다. 중국은 전 세계에서 인터넷 검열이 가장 강력한 국가들 중 하나로 꼽힌다.

베이징대의 장첸판 교수는 SCMP와의 인터뷰에서 리원량의 사망설이 처음 나왔던 2월 6일을 ‘언론자유의 날’로 지정하고 “언론 자유 억압 형법 조항을 폐지하자”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리원량의 죽음을 헛되이 할 수없다. 그의 죽음은 우리를 두렵게 하는 것이 아니라 목소리를 내도록 용기를 불어넣고 있다. 만약 더 많은 사람들이 두려움에 침묵한다면, 죽음은 더 빨리 다가올 것이다. 언론자유를 억압하는 체제에 모두가 ‘아니다’라고 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칭화대 법학과의 쉬장룬 교수가 인터넷을 통해 ‘분노하는 인민은 더는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제하의 글을 게재해 “이번 전염병 사태를 겪으면서 인민들은 분노했고, 더는 참지 않을 것”이라면서 “(공산당 정권의) 쇠퇴는 이미 시작됐고, 중국 입헌 정치 수립은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역설했다.

해외 망명 중인 중국 유명학자 쉬즈융은 지난 4일 소셜미디어에 올린 ‘사퇴를 권고하는 편지’라는 글에서 “시 주석 당신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것은 국민들의 바람“이라면서 ”빨리 사퇴하라“고 촉구했다.그는 ”시 주석은 정치가가 아니다“면서 ”그는 집권 사상이 없고 집권 이념도 불분명하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7년 전 나는 공개서한으로 당신에게 중국을 민주주의와 헌법을 존중하는 나라로 만들어달라고 호소하자 당신은 나를 감옥에 집어넣었다“며 ”다시 투옥될 수도 있지만, 인민을 위해 다시 한번 당신에게 물러날 것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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