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 야권, 정권 전복 실패에도 미군 개입은 “반대”

  • 뉴스1
  • 입력 2019년 5월 3일 20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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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결보다 더 많은 문제점 야기할 것”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축출하기 위한 무장봉기가 실패한 상황에서도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부는 미국의 군사 개입을 경계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야권 고위 관계자들의 의견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이들은 미국의 개입을 크게 반대하고 있다. 미군이 개입할 경우 베네수엘라 군 내부 갈등에 불을 붙이는 등 무장봉기 실패보다 더 나쁜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아울러 ‘임시 대통령’을 자처하며 야권을 이끄는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의 입장도 난처해질 수 있다. ‘민초’ 대통령이라는 과이도 의장의 주장은 약화하고, ‘과이도는 미국의 꼭두각시’라는 마두로 대통령의 발언을 확인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2일 반(反) 마두로 시위에 참여했던 한 학생은 “우리는 (미군 개입을) 원하지 않는다”며 “더 많은 제재를 해라. 더 많은 외교적 압력을 가하라. 우리는 당신들이 한 일에 감사하다. 하지만 군대는 보내지 마라. 그것은 내전을 촉발하고 베네수엘라 국민을 분열시키는 결과만을 낳는다. 우리는 특히 지금 단결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과이도 의장을 지지하는 카를로스 발레로 의원 또한 “(미군의 개입은) 해결책보다 더 많은 문제를 야기할 것”이라며 야권이 계속 내부적으로 정권에 압력을 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로서는 베네수엘라 군대가 변화를 거부했지만 이번 주 야권의 힘을 보여줬다며 “앞으로 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야권의 무장봉기 실패 요인은 막판에 관련 정보가 새면서 군 수뇌부가 마두로 대통령 편으로 돌아서 군부를 지지하는 등 호응이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국내외 비판론자들은 마두로 대통령이 여전히 정권은 유지하고 있긴 해도그 힘은 이전보다 훨씬 약해졌다고 보고 있다.

계속되는 유혈 시위에 지쳐 오히려 미군의 개입을 바라는 시위자들도 생기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거리에서 마주친 시위대 일부는 미군 개입만이 마두로 정권을 축출할 유일한 방법이라고 생각한다는 설명이다.

과이도 의장은 지지자들에게 마두로 대통령을 향한 압력을 유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얼마나 많은 베네수엘라 국민이 이에 응답할지는 불분명하다. 이번주 시위에서는 14세와 16세 소년 등 적어도 4명이 사망하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올해 사망자 수는 57명으로 집계됐다.

이틀간의 충돌이 끝난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는 평상으로 되돌아온 모습이다. 반정부파가 가장 두려워하는 것도 바로 이 점이라고 WP는 덧붙였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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