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이란산 원유 수출 전면 봉쇄 이어 추가 제재 검토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일 20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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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시스
2일(현지 시간) 이란산 원유 수출의 전면 봉쇄에 나선 미국이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 수출 차단 등을 위해 기업 및 은행에 대한 추가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이란 정부의 달러 자금줄을 바짝 조여 새로운 핵 협상 테이블로 불러내려는 트럼프 행정부의 이란판 ‘최대한의 압박 작전’이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WSJ은 이날 미국 관리를 인용, “트럼프 행정부가 달러화 공급원을 차단하기 위해 이란과 거래를 하는 기업과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경제 제재를 더 공격적으로 이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은행과 기업에 대한 새 제재는 이란의 싱가포르에 대한 석유화학제품 판매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소비재 판매 등을 포함한 무역을 봉쇄하는 것이 목표”라며 “이란이 새로운 핵과 안보협정에 이르도록 압박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미국은 이날 0시를 기점으로 한국 일본 중국 인도 등 8개국에 부여했던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를 종료했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제재가 시행된 후 이란의 원유 수출은 100억 달러(약 11조5000억 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상황에에서 원유에 이은 이란의 2대 수출품목인 석유화학 제품의 해외 판로까지 막히면 이란 정부의 달러 자금줄이 마르고 통화 가치가 급락할 수 있다. 이란 정부는 2015년 당시 “190억 달러 규모였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2021년까지 360억 달러로 키우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이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인도 정부 등에 “대이란 제재 회피를 돕는 기업에 대한 제재를 검토하고 있다”는 점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 재무부의 제재가 강화될 경우 이란산 석유화학 제품을 거래하는 외국 기업이나 이를 중개한 금융기관은 미국 금융시스템에 접근하지 못하는 제재를 받을 수 있다. 미국은 또 이란의 금 등 귀금속 거래, 자동차 산업에 대한 제재를 강화하는 방안과 터키, 아랍에미리트(UAE), 이라크에서 운영되고 있는 유령회사와의 외환 거래도 살펴보고 있다.

미국 정부는 또 이란산 원유 수출 제재 면제 종료 이전 계약 물량에 대해 예외적으로 반입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백악관이 중국과 무역협상 및 대북 제재의 강력한 이행 등을 중국 및 인도 정부와 협상하는 동안 추가적 외교 마찰을 피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전면 금지한 첫날 국제 유가는 오히려 하락세를 보였다. 미국의 원유 재고 상승 및 세계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준비 발언 등이 알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2.81%(1.79달러) 내린 배럴당 61.81달러로 마쳤다. 유가가 62달러 밑으로 떨어진 것은 한 달 만이다.

뉴욕=박용 특파원parky@donga.com
이건혁기자 g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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