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항공사고 다발국 된 이유는?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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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라이온에어 여객기 추락 사고로 인도네시아에서 유독 항공기 사고가 잦은 이유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사고 여객기가 생산된 지 불과 두 달 남짓밖에 지나지 않은 최신 보잉 737 MAX 8 기종이라, 해당 기종에 대한 의구심이 높아지고 있는 동시에 인도네시아 항공산업에 대한 불신도 깊어지고 있다.

3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인도네시아가 ‘항공재난국’ 오명을 쓰게 된 배경에 대해 보도했다.

세계 민간 항공사의 사고 통계를 집계하는 항공안전네트워크의 최고경영자 해로 랜터는 인도네시아에서 항공기 사고가 빈발하는 것에 대해 “비행하기 어려운 지형과 잦은 기상악화”라는 요인뿐 아니라, 항공기 수에 비해 활주로 등 인프라시설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인도네시아는 2억6000만명 (세계 4위)의 인구를 보유하고 있으며, 1만 7000개가 넘는 섬나라로 항공기 이동이 필수적이지만, 충분한 인프라가 갖춰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프라 수준이 기준 미달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항공사 안전도를 평가하는 ‘에어라인레이팅닷컴’의 상무이사 제프리 토마스는 인도네시아의 활주로 및 통신시스템이 국제적 기준에 미달하고 있다고 했다.

토마스는 “인도네시아의 항공산업이 매우 빨리 성장하면서 인프라 정비 속도가 이에 따라오지 못하고 있다”며 “일부 인프라는 세계 기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말했다.

또 인도네시아 항공기 이용객의 급증으로 조종사들의 과도한 노동시간도 문제로 지적됐다.

전 국회의원이자 항공 전문가인 알빈 리는 “인도네시아에서는 항공산업 성장으로 항상 새 공항이 건설되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그러나 자격을 갖춘 조종사 확보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매체인 자카르타 포스트는 올초 인도네시아 정부가 기준 미달의 항공대학들은 단속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항공사들이 조종사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고 보도했다.

리 전 의원은 이런 이유로 “향후 조종사 및 항공교통 관제사들을 추가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인도네시아에서 항공기 이용객이 급증하는 것은 최근 급속한 경제성장으로 중산층이 빠르게 늘면서 해외여행 등의 수요 증가했기 때문이다.

리 전 의원은 “인도네시아 항공산업은 지난 몇년간 9~11%의 성장률을 유지했다”며 “국가 경제성장률 보다 높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라이온에어는 인도네시아를 대표하는 저가 항공사로, 국적기인 가루다항공보다 자국민들에게 더 많이 이용되고 있다. 라이온에어 여객기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04년에는 여객기가 활주로를 이탈해 묘지로 돌진해 25명이 사망했으며, 2013년에는 발리에서 사고가 발생했지만 다행히 사망자는 없었다. 이뿐 아니라 2011년~2012년에는 레이온에어 소속 조종사 4명이 약물 소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이번 사고는 189명 탑승자 전원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1997년 234명의 희생자를 낸 가루다 항공사고 이후 인도네시아내 최악의 항공 참사로 기록될 전망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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