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美, 세계 미래 위해 반드시 중국과 냉전 피해야”

  • 뉴시스
  • 입력 2018년 10월 31일 11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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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파이낸셜타임스지(FT)를 대표하는 칼럼니스트 마틴 울프는 30일자로 게재된 칼럼에서 “전 세계의 미래를 위해 미국은 반드시 중국과 냉전을 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음은 칼럼을 요약한 것이다.

올해 가장 중요한 사건은 무엇일까? 논란이 있지만 지난 4일 있었던 마이크 펜스 미 부통령의 연설이다. 그는 중국의 미국 정치 개입, 무역 및 투자 정책, 지적재산권 도용을 통한 산업발전 계획, 사이버 공격, 안보, 부채 외교, 검열 문화 등과 관련해 중국과 전면적으로 대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적 및 전략적 관계를 재설정하고 궁극적으로 미국이 앞서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인 케빈 러드 전 호주 총리는 “신냉전”이 시작됐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는다. 2차대전 직후 미소 분쟁과 같은 의미라면 그의 말이 맞다. 그러나 미중 분쟁이 미소분쟁과는 다르다고 해도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미중분쟁은 냉전보다 더 파괴적일 수 있다.

미중 분쟁이 전세계 보통 사람들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양국 관계가 밀접하게 얽혀 있기 때문에 더 클 수 있다. 양국이 전략적으로 대립하면 북한, 대만과 남중국해를 둘러싼 열전이 일어날 위험마저 있다.

신냉전이든 아니든 양국 사이의 전략적 대립은 심각해 보이며 오래갈 것 같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중국과 관계가 공정하고 상호적이며 주권을 존중하는 것이 될 때까지 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가 해결됐다고 누가 판단하는가? 물론 미국이다. 미국은 어떤 상황이 돼야 목표를 달성했다고 생각할 것인가? 미국 사람들의 피해의식을 감안하면 중국이 무너질 때까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일한 커트 캠벨과 엘리 래트너는 포린 어페어즈에 기고한 글에서 ‘협력’은 중국을 미국이 원하는 만큼 정치경제적으로 개방되게 만드는데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결론적으로 미중간 대립 시대는 이미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중국이 변하기를 바란다고 말한다. 중국은 미국이 중국의 부상을 막으려한다고 우려하고 있다.

‘현실주의’ 외교 전문가들은 갈등이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말한다. 시카고대학교 존 미어샤이머 교수는 강대국 정치가 무정부주의적임을 감안할 때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하며, 하버드대학교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고 동조한다.

이런 전망이 ‘현실주의적’일지 모르지만 실제로 일어난다면 미친 짓이다.

미국은 펜스 부통령이 선언한, 끝이 없는 분쟁을 피해야 하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소련과 달리 중국은 이데올로기적 경쟁자가 아니며 분쟁의 대가가 아주 클 것이기 때문이다.

지금 미국이 합리적으로 분쟁에 대처하고 있다고 믿는 사람은 없다. 트럼프 대통령의 파괴적인 무역정책과 동맹에 대한 공격이 그런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미국은 인구, 역동적인 경제, 막대한 시장 등 중국이 보유한 자산이 매우 많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중국 역시 약점도 많다. 그러나 소련처럼 중국이 항복하고 소멸할 것이라는 기대는 터무니없는 것이다.

그러면 경쟁관계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가? 다음 다섯가지 원칙을 제시한다.

첫째, 중국이 “우리 것”이 아니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중국은 중국인들의 것이다.

둘째, 중국의 정치제도가 서방의 정치제도와 영원히 다를 것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오늘날 우리가 거꾸로 중국을 닮아가고 있기까지 하다.

셋째, 다른 사람에게 영향을 주려는 행동은 정확하고 측정가능한 것이 돼야 하며 원칙을 가지고 일관되게 해야 한다. 중국의 발전을 가로막지 말라. 그것은 말그대로 잘못이다.

중국이 무역 규칙을 따르기를 원한다면 우리 스스로도 그렇게 해야 한다. 중국이 지적재산권을 존중하도록 하려면 그 권리가 과도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인권을 크게 문제삼으려면 우리 자신의 문제부터 인식해야 한다. 중국 사람들은 이런 것들이 위선이라고 생각한다.

넷째, 중국은 경쟁자인 동시에 중요하고 핵심적인 파트너이기도 하다. 중국의 협력 없이 세계 경제의 안정을 유지하고 기후변화를 억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모든 관계를 전략적 경쟁 관계로 만들지 말라. 필요하다면 중국의 힘을 견제하되 중국의 협력이 필수적인 부문에서는 협력해야 한다.

다섯째, 동맹의 가치를 인식하라. 이는 신뢰의 문제다. 각국이 중국의 주권 침해에 저항하기를 미국이 바란다면 그 나라들을 신뢰할 수 있는 동맹으로 대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렇게 하지 않고 있다.

마지막으로 자유와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 확신을 가져라. 서방국가들이 이 신념을 잃으면 미래를 잃는 것이다. 우리의 적은 중국이 아니다. 20세기 미국의 위대한 대통령(프랭클린 루즈벨트-역자 주)이 선언했듯이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스스로를 두려워하는 것 뿐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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