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해외 기업-부동산 사냥’ 부메랑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1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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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해외기업 M&A 262조원… 외환보유액 2011년 3월이후 최저
美의 ‘환율조작국 공세’도 겹쳐… 中당국, 외화유출 통제대책 부심

 중국이 외환보유액 감소를 막고 위안화 환율 상승 방어에 나서고 있으나 ‘외환 엑소더스’가 계속돼 대책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중국 기업의 지난해 해외 기업 인수합병 규모는 2250억 달러(약 262조 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해외 직접투자는 미국을 제치고 세계 1위를 차지했다. 중국 기업이나 국부펀드 등 기관에 의한 해외 부동산 구매도 330억 달러에 이르러 전년 대비 53%나 증가했다. 이 통계에는 중국인 개인에 의한 부동산 구입은 포함되지 않았는데, 지난해 미국의 부동산을 구입한 외국인 중 중국인의 비율은 27%나 됐다. 중국 자본의 해외 부동산 구매는 기존의 호텔, 사무실, 주거용 토지 등에서 산업단지, 물류센터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왕성한 기업과 부동산 사냥으로 외화가 썰물처럼 빠져나가 지난해 12월 현재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110억 달러(약 3629조 원)까지 내려갔다. 2011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이며 12월 한 달 동안에만 410억 달러가 줄었다. 이르면 올 1월 이후 3조 달러 선이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달러가 빠져나가면서 위안화 환율은 달러당 6.86위안을 넘어 7년여 만에 가장 높았으며 7위안대 진입도 시간문제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당국이 올해 3차례 추가로 연방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밝힌 바 있어 달러 유출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공격도 중국의 고민거리다. 트럼프 대통령은 위안화 환율 상승에 대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국 당국이) 환율을 조작한다’고 공격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기존에 이뤄진 계약도 대금 지불을 지연시키는 등의 방법으로 외화 유출 통제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FT는 중국 당국이 최근 외국 기업에 5만 달러 이상 송금 시 추가적인 서류 제출을 요구하고 있으며, 외국계 은행들은 중국 당국의 ‘창구 지도’로 뚜렷한 이유 없이 송금 절차가 늦어지고 있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고 전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
#트럼프#중국#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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