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연설, 31세 ‘연설문 기계’가 책임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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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밀러 수석 정책고문 내정자, 트럼프 마음 가장 잘 읽는 핵심참모
선거기간 연설문 하루 3개씩 써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70)의 취임식 연설문은 31세의 스티븐 밀러 백악관 수석정책고문 내정자(사진)가 쓴다.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밀러가 지난주 트럼프 소유의 플로리다 주 팜비치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스티븐 배넌 백악관 수석전략가 등의 조언을 받으며 연설문 초고 작업에 들어갔다고 26일 보도했다.

 밀러는 트럼프의 마음을 가장 잘 읽는 핵심 참모다. 그의 자신만만하고 직설적인 말투는 “트럼프의 말을 듣는 것 같다”는 평가를 받는다. “나보다 (정치) 시스템을 더 잘 아는 사람은 없다. 그렇기에 나만 이를 고칠 수 있다”는 과감한 표현으로 화제가 된 트럼프의 7월 공화당전당대회 연설도 밀러의 작품이다.

 밀러는 선거 기간 하루에 연설문 3개를 술술 써내 ‘기계’라는 별명을 얻었다. 유대인으로 민주당원인 부모님 밑에서 자랐지만 대학 졸업 후 7년 동안 트럼프 행정부의 초대 법무장관으로 지명된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의 연설비서를 맡았다. 폴리티코는 “밀러가 역사적인 연설을 써야 할 뿐 아니라 (수석정책고문으로) 취임 100일 정책 어젠다를 만들고 실무진을 꾸리는 어려운 작업을 맡았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연설문에서 공교육의 문제점과 낙후된 인프라를 지적하고 이념 진영을 벗어난 통합을 통해 해당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자는 메시지를 전할 방침이다. 국경 안전과 군비 증강 문제도 언급한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대통령연설비서관을 지낸 피터 웨너는 폴리티코에 “취임식 연설은 상대방을 눌러야 하는 선거 기간 중의 연설과는 완전히 반대다. 국가를 통합하는 데 초점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2009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 연설문 초안은 당시 27세였던 존 패브로가 썼다. 오바마의 ‘마인드 리더(mind reader·마음을 읽는 사람)’로 불렸던 패브로는 스타벅스에 앉아 초안을 썼다고 한다.

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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