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선거인단 중 37명 ‘반란’땐 승자 바뀔수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2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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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통령 선거인단 투표 19일 실시
WP “러 대선개입 의혹 새 변수” CNN “승패 뒤집힐 가능성 희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내년 1월 20일 대통령에 취임하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을까. 워싱턴포스트(WP)는 19일 미 대통령 선거인단 투표를 앞두고 ‘트럼프를 찍지 말라’는 반(反)트럼프 캠페인이 활발하며 공화당 선거인단의 ‘반란표’가 나올지 주목된다고 17일 보도했다.

 WP는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이 제기되면서 반트럼프 캠페인이 활기를 띠고 있다”며 “민주당 후보 힐러리 클린턴이 더 많은 지지를 받고도 패배한 데 대해 문제 제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클린턴보다 280만 표 정도 덜 받았지만 전체 선거인단 538명 중 절반(270명)을 크게 웃도는 306명을 확보해 승리했다. 애리조나 주의 대통령 선거인(공화당) 캐롤 조이스는 “트럼프를 뽑지 말라는 e메일을 하루 3000통씩 받는다”고 전했다.

  ‘공유경제’ 개념의 창시자인 로런스 레시그 하버드대 법대 교수는 공화당 선거인단 20명이 반란표를 고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레시그는 반트럼프 단체 ‘일렉터스트러스트’와 함께 반대표를 고민하는 공화당 선거인단에 무료로 법률자문을 해주고 있다.

 CNN은 현실적인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지만 트럼프의 당선 번복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16일 보도했다. 미 대통령 선거는 간접선거로 유권자들은 지난달 8일 대통령을 선출한 게 아니라 19일 대통령 투표에 나설 주별 선거인단을 뽑은 것이다.

 선거인들은 19일 반드시 자신의 정당 후보를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만일 트럼프가 확보한 306명 중 37명 이상이 배신해 민주당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표를 던지면 승자가 바뀔 수 있다. 엄밀하게 따지면 트럼프는 현재 대통령 당선인 신분이 아니라 ‘선거인단을 절반 이상 확보해 당선이 거의 확정적인 후보’인 것이다.

 다만 미 선거 역사상 선거인단이 반란표를 행사하거나 투표용지에 정해진 후보의 이름을 쓰지 않아 무효표로 처리된 사례는 1% 미만에 불과하다. 1832년 이후 대선에서 선거인단 반란표가 1표 이상 나온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공화당 선거인단이 다수 기권 표를 행사해 트럼프와 클린턴 모두 과반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이 경우 하원에서 대통령을 선출하고 상원이 부통령을 뽑는다. 미 상·하원은 현재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미국#대선#트럼프#선거인단#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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