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할아버지 만나고 싶어요”…말기 암 소년, 산타 품에서 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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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6년 12월 14일 11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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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출처=에릭 슈미트마첸 페이스북
사진출처=에릭 슈미트마첸 페이스북
말기암을 앓던 다섯 살 소년이 병원의 도움으로 평소 만남을 소원했던 산타클로스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이했다.

12일(현지시각) 미국 지역신문 녹스빌 뉴스 센티넬에 따르면 산타클로스 자원봉사를 해오던 에릭 슈미트마첸은 평소 잘 알던 간호사에게 급한 연락을 받았다. 말기암을 앓고 있던 환아가 “산타 클로스를 보고 싶다”고 한다는 내용이었다.

슈미트마첸이 “산타 복장을 하면 시간이 좀 걸린다”라고 하자 간호사는 “그럴 시간이 없을 것 같다. 그냥 간단한 복장으로 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해 그는 서둘러 병원으로 향했다.

병원에 도착한 슈미트마첸은 소년의 가족에게 잠시 병실 밖으로 나가달라고 부탁했다. 소년에게 행복한 크리스마스를 만들어 주고 싶었던 것. 그는 “가족이 있으면 나조차 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슈미트미첸은 엄마에게 받은 선물을 들고 아이의 병실로 들어갔다. 그는 환하게 웃으며 “누가 올해 크리스마스를 안 챙기려고 한다며? 그럴 순 없지”라고 아이 눈 앞에 나타났다.

그는 “올해 크리스마스를 놓치면 안 돼. 요정들이 이미 네 선물도 준비했는 걸. 우리는 네가 뭘 갖고 싶어하는지 알고 있어”라며 아이에게 선물을 건넸다.

“진짜요?”라며 환하게 웃던 소년은 슈미트미첸이 준 선물을 뜯어봤다. 선물은 소년이 가장 좋아하는 TV만화 ‘퍼피 구조대’의 장난감이었다. 이에 소년은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그러다가 소년은 “산타 할아버지, 사람들이 제가 죽어간대요. 내가 언제 어디로 가는지 어떻게 알 수 있어요?”라고 물었다.

이에 슈미트미첸은 “네가 천국에 가게 되면 거기 있는 이들에게 ‘내가 산타클로스의 첫 번째 요정’이라고 말하렴. 그러면 그들이 널 어디로 가야하는지 알려줄거야”라고 말했다. 이를 듣던 소년은 “제가 산타 할아버지의 첫 번째 요정이예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소년은 힘겹게 침대에서 일어나 슈미트마첸을 안으며 “산타 할아버지, 저를 도와주실 수 있죠?”라고 말했다. 이에 슈미트마첸은 입을 열어 답하려 했으나 그럴 수 없었다. 소년은 이 말을 끝으로 숨을 거뒀기 때문이다.

가족들은 아이가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병실로 뛰어들어와 오열을 하기 시작했고 슈미트미첸은 병실을 빠져나왔다. 그는 “병실에서 내가 울면 안 될 것 같았다. 집으로 오는 내내 차 안에서 울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다음날 아내와 손주를 보러 내슈빌로 가게 돼 있었지만 소년의 죽음에 큰 충격을 받아 아내만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거의 사흘간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보냈다. 일주일이 넘어서야 마음을 다스릴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슈미트미첸은 외형적으로 산타클로스와 많이 닮았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키 183cm에 체중 140kg에 흰색 머리에 흰색 수염을 길러 정말 산타클로스와 흡사한 모습이다. 또 그는 산타클로스의 유래가 된 실존인물인 니콜라스의 축일(성 니콜라스의 날)인 12월 6일에 태어나기도 해 눈길을 끈다.

그는 연간 80여 곳에서 산타클로스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슈미트미첸은 “아이들의 미소를 보면 행복하다. 내가 이 일을 꼭 해야하는 이유다. 앞으로 봉사활동을 계속하고 싶다”라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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