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부인과 美패션업계의 사랑은 이제 끝났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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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패션업계, 모델 출신 멜라니아에 난색 왜

미국산 중저가 브랜드 ‘미셸 특수’
멜라니아는 유럽산 명품 선호
NYT “메시지 담긴 의상 없을 듯”

 ‘워싱턴과 패션업계의 열렬한 사랑은 이제 끝인가?’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 뉴욕타임스(NYT)는 패션업계가 침통해한다며 이렇게 전했다. 모델 출신 대통령 부인이 탄생했는데 패션업계가 반기지 않다는 점은 아이러니다.

 미셸 오바마와 미 패션업계는 ‘연애(love affair)’라고 불릴 정도로 끈끈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녀는 2008년 남편 버락 오바마의 대통령 당선 직후 TV 쇼에 자국 중저가 브랜드인 제이크루(J. Crew) 옷을 입고 나와 화제를 모았다. 몸에 걸친 모든 옷의 가격을 합치면 340달러(약 40만 원)에 불과했다. 미셸은 또 다른 자리엔 갭(Gap)의 29.99달러(약 3만5000원)짜리 원피스를 입고 나왔다. 미셸이 입고 나온 의상은 품귀 현상을 빚을 정도로 ‘미셸 특수’를 누렸다. 패션업계는 “미셸은 다양성, 창의성, 기업가정신을 고려하면서 의상에 정치적 메시지를 담는다”며 그녀의 선택을 반겼다.

 하지만 차기 대통령 부인 멜라니아를 향한 패션업계의 시선은 싸늘하다. 모델 출신으로 옷맵시는 훌륭하지만 그녀가 입고 나왔던 제품은 대체로 펜디, 구치 등 유럽산 고가 브랜드였다. 선거 당일에도 그녀는 금장식이 달린 프랑스산 고가 코트를 입고 나왔다. NYT는 “그저 쇼핑을 좋아하는 여성임을 드러낼 뿐 전략적 계획은 없다”고 혹평했다.

 자국의 제품을 알리는 대신 가족 소유의 패션 브랜드 홍보에만 힘쓸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멜라니아는 2010년 주얼리 브랜드(멜라니아 타임피스앤패션주얼리)를 만들고 3년 뒤엔 피부 관리 제품(캐비어 콤플렉스 C6)도 선보였다.

 내년 1월 열리는 대통령 취임식은 대통령 부인의 패션 철학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NYT는 “의상은 말보다 더 강력한 의미를 전하는 매개체”라며 “과거 멜라니아의 선택으로 볼 때 유럽 명품을 걸치고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멜라니아가 미국 패션업계의 우려를 의식해 미국 브랜드 제품을 입고 나타날 것이라는 얘기도 없지 않다.

김수연기자 sykim@donga.com
#도널드 트럼프#멜라니아#미셸 오바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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