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조숭호]트럼프 마음속 ‘코리아’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1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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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숭호 정치부 기자
조숭호 정치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마음속에 한국의 순위는 몇 번째나 될까. 본인도 잘 모를 트럼프의 속마음을 정확히 알기는 어렵지만 추측해 볼 방법은 있다.

 안보 전문 민간업체 ‘IHS 제인스’가 트럼프 당선인이 지난 1년여 간 트위터에서 사용한 외교·안보 키워드를 집계한 결과 1위는 이슬람 과격 집단인 이슬람국가(IS·77회)였다. 지난해 6월 대선 출마를 공식화한 뒤 트럼프가 쓴 트위터 7000건을 분석한 결과다. 그는 대선에서 승리한 뒤 “앞으로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말할 정도로 트위터에서 자신의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내 왔다.

 IS 다음으로 빈도가 높았던 주제는 테러리즘(49회)이었다. IHS는 “이 주제들을 통해 트럼프 후보는 이슬람 지역에서 벌어지는 테러행위를 강조하며 미국 정부의 중동 정책 실패를 비판했다”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54회 언급된 이란이 가장 순위가 높았다. 이 역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이란 핵 합의를 비판하기 위한 것이었다. 트럼프는 대선 승리 후 이집트, 이스라엘 정상과 가장 먼저 통화하며 중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재확인했다. 러시아와 중국은 각각 36회, 28회 언급돼 5, 6위를 차지했다.

 한국은 외교·안보 이슈를 종합한 순위에서 19위, 국가별 분류에서는 9위였다. IHS는 “분류 마지막에 우크라이나, 한국, 아프가니스탄 등이 겨우 등장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조차 9차례만 언급된 것은 미국 동맹국에 걱정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트럼프의 트위터에 한국(Korea)은 3회 등장한다. ‘겨우 3회’인지 ‘3회씩이나’인지 아직은 판단하기 힘들다. 한국이 비교하기 좋아하는 일본은 20위권 집계 순위에 들지도 못했다. 적어도 트럼프가 한국에 대해 최소한의 중요성은 인식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어떻게 그를 한국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어오느냐다. 트럼프는 오바마와 피부색부터 출신 배경, 정치적 기질, 소속 정당 모든 게 다르다. 그런 그가 오바마가 펼쳐온 한반도 정책을 그대로 따를 것이라고 믿는다면 오산이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햄버거를 먹으며 협상을 벌일 수도 있고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며 초강경책을 쓸 수도 있다. 최소한 오바마와 다른 정책을 시도해 볼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한국 정부의 대미 접근 방식도 이런 변화를 염두에 두고 이뤄져야 한다. 그런데도 청와대는 “강력한 대북 압박을 지속하기 위해서”라며 트럼프 인수위에 고위 실무대표단을 16일 파견했다. 지금 필요한 건 오바마의 정책이 트럼프 시대까지 이어지도록 바짓가랑이를 붙드는 일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의 외교를 성공하도록 한국이 도울 수 있다’는 점을 설득시키며 마음을 얻는 일이다. 그러려면 우리의 태도가 융통성이 있어야 하는데 청와대는 왠지 반대로 가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조숭호 정치부 기자 shcho@donga.com
#대미 접근 방식#트럼프#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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