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박근혜 대통령, 독재자 父 관행 부활시켜…대가 치러야”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11월 2일 11시 02분


코멘트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달 31일자 사설에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다루면서 박근혜 정부가 과거의 연줄을 끊지 못해 국정에 실패했다며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날 친기업·친공화당 성향인 WSJ은 ‘한국판 클린턴 스캔들’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문제를 다뤘다. 매체는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의 이메일 스캔들에 빗대어 “힐러리가 대통령에 당선된 뒤 일어날 수 있는 가상의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박근혜 대통령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고 비꼬았다. 이들은 이로 인해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14%까지 떨어지기까지 했다고 언급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이 정경유착으로 인해 정치적 곤궁에 빠졌다며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당선될 경우 처할 정치적 상황과 비슷하다고 전했다. 현재 힐러리 클린턴은 재직시절 개인 메일을 사용해 국가 기밀 문건을 유출시켰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이에 반(反)민주당 성향인 WSJ는 ‘박근혜 스캔들’을 힐러리 클린턴의 평가절하를 위해 이용한 것으로도 보인다.

신문은 박 대통령의 재벌 문제 대처 태도를 강하게 비판 했다. 또한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독재자’라 칭하며 그의 관행들을 부활시켰다고 전했다. 신문은 “박 대통령은 대선 공약으로 경제민주화를 내세웠지만 집권을 시작하며 재벌들의 힘을 통제하는 데 실패했다”며 “아버지 박정희 전 대통령이 독재자였던 1970년대의 관행을 부활시켰다. 국가보안법을 이용해 야당(통합진보당)을 해산시키고 비판자들을 명예훼손으로 처벌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들의 재벌 총수 사면과 삼성의 인수합병 허용 등을 비판하면서 지난해 SK 총수를 사면했다”라며 “금융 규제 당국도 소액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면서 삼성 창업자의 손자 이재용의 권한을 강화하는 합병을 승인했다”라고 전했다.

또한 “한국인들은 1960~1970년대 고도성장기에 대한 향수에 힘입어 박 대통령이 뽑았다. 하지만 그는 아버지 통치의 어두운 측면을 단절하는 것에 실패했다”라며 “한국은 이제 대를 이은 윤리적 실책에 대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