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 팔걸이가 된 흑인 소녀? ‘갭키즈’광고 인종차별 논란

  • 동아닷컴
  • 입력 2016년 4월 7일 14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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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류업체 ‘갭키즈’ 공식 트위터
의류업체 ‘갭키즈’ 공식 트위터
위 사진을 보라. 물구나무서기를 하는 아이, 발레리나가 된 듯 고난도 포즈를 취하는 아이, 게다가 ‘모험(Adventure)’, ‘사랑(Love)’이라는 문구가 프린트된 티셔츠를 입고 있는 아이들까지. 얼핏 보기엔 별 다른 문제가 보이지 않지만 좀 더 생각해보자, 뭔가 느껴지는 게 있는가.

미국 의류업체 갭(Gap)의 아동복 라인인 갭키즈(GapKids)가 이 광고로 누리꾼들에게 뭇매를 맞고 있다. 영국 방송 BBC 등 국외 언론은 6일(현지시각) “갭키즈의 새 광고가 인종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라고 보도했다.

이유는 가운데에 있는 두 소녀의 포즈 때문이다. 키 큰 백인 소녀가 키 작은 흑인 소녀 머리 위에 팔을 걸친 채 서 있는데 마치 흑인 소녀가 백인 소녀의 ‘팔걸이’가 된 것처럼 보인다는 것. 이 광고가 ‘갭키즈’ 공식트위터에 공개되자마자 트위터 이용자들은 이에 대한 의견이 분분하다.

이 광고가 ‘인종차별’처럼 보인다는 누리꾼들은 “흑인소녀는 백인소녀의 하위존재인가. 갭키즈, 부끄러운 줄 알아라”, “미디어를 통한 ‘소극적 인종차별’이다. 흑인 소녀가 왜 ‘팔걸이’처럼 보여야 하나”라고 주장했다.
흑인 영화감독 매튜 체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과거 ‘갭 키즈’ 광고
흑인 영화감독 매튜 체리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과거 ‘갭 키즈’ 광고

반면, 이 광고를 인종차별로 보는 것은 무리라는 반박도 있다. 한 누리꾼은 “단지 백인 소녀가 흑인 소녀보다 키가 크기에 그런 포즈를 취한 것이다. 이건 인종 차별이 아니다”라고 했고, 다른 누리꾼은 “몇몇 흑인들은 ‘인종차별’에 너무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심지어 ‘인종차별’이 아닌 것에도 신경을 곤두서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특히 ‘인종차별’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 중 흑인 영화감독 매튜 체리는 자신의 트위터에 키 큰 흑인 소녀가 키 작은 백인 소녀 머리 위로 팔을 건 과거 갭키즈의 광고 사진을 올리며 “과거 사진이 이번 사진을 정당화 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한편, ‘갭키즈’는 “많은 분들이 저희의 광고에 의견을 주신 것에 대해 감사드린다. 여러분께 심려를 끼친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라고 말했다.

이어 “‘갭키즈’의 광고는 재능 있는 수많은 아이들의 실화를 소개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공유하고 있다”라며 “이 광고 사진은 곧 새 것으로 교체가 될 것이다. ‘갭키즈’는 앞으로 아이들이 자신에 대해 자긍심으로 느끼고 그들이 특별한 존재라는 것을 전달하는 기업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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