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청년들 18억중 6억명이 실업자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10월 1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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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청년고용 실태 보고서
중장년 실업률의 2배… 韓日은 4배, 향후 10년간 40%만 일자리 기회

현재 전 세계 15∼29세 청년 인구 18억 명 중 구직 포기자를 포함한 ‘사실상의 실업자’는 6억2100만 명으로, 3명 중 1명꼴로 일자리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워싱턴에 있는 세계은행(WB)이 13일 ‘청년 고용을 위한 해결책―2015 기본 보고서’를 인용해 이같이 밝히며 “실업은 지구상의 청년 세대가 맞고 있는 공통의 고통”이라고 분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인구 72억 명 중 청년 인구는 18억 명으로 역사상 최대 규모에 이르렀다. 그런데 그중 5억 명이 실업자이거나 불완전 고용 상태에 있다. 구직을 포기한 이른바 ‘니트(NEET)족’까지 포함하면 일자리가 없는 청년은 6억2100만 명으로 늘어 역사상 가장 높은 실업률을 보이고 있다. 니트족은 취업 연령대에 있지만 교육이나 직업훈련을 받지 않고, 일자리도 찾지 않는 사람들을 말한다.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실업자와 구별돼 별도의 통계로 잡힌다.

실업의 고통은 미국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일자리 때문에 6년 전 미국 중서부의 오하이오 주에서 워싱턴으로 이사한 메리디스 덴보 씨(29·여)는 WB와의 인터뷰에서 “대졸자들의 취업은 매우 제한적”이라며 “특히 미국 전역의 지방 소도시에 남아 있는 청년들은 일자리 부족으로 시간제 일자리 등을 잡고 있으며, 기본적인 건강보험 혜택조차 받지 못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청년 세대의 실업률은 중·장년층의 실업률보다 평균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한국과 일본 등이 포함된 동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청년실업률이 중·장년층에 비해 4배 정도로 높았다.

세계은행은 청년실업의 원인으로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의 경기 침체를 지목했다. 경기 침체 때문에 청년들이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임시직으로 내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청년들의 앞날도 어둡다. 최소 10년간 지금의 청년층은 다른 세대에 비해 더 큰 실업난을 겪을 수 있다고 세계은행은 내다봤다. 지금의 경제 상황이 지속될 경우 10년간 새로 취업 시장에 들어갈 청년 약 10억 명 가운데 40%만 일자리를 얻게 될 것으로 추정했다. 이런 상황을 막으려면 10년 동안 매달 500만 개씩 총 6억 개의 일자리가 새로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세계은행은 “청년층은 중·장년층에 비해 자기 기업을 세우겠다는 적극성이 1.6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며 청년실업 해소에 창업 장려를 제안했다. 아울러 디지털 기술혁명의 영향으로 노동 환경과 사회·경제적 관계가 근본적으로 바뀐 만큼 당국은 여기에 맞게 청년고용정책을 정밀하게 설계하라고 주문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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