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클린 디젤이라더니…”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9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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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크스바겐 ‘배출가스 조작’ 파문] 2015년 판매 수입차 69%가 디젤
본고장 獨-佛선 되레 비중 줄어… 디젤차 규제 강화 목소리 커질듯

‘폴크스바겐 사태’는 폴크스바겐그룹의 위기에서 디젤(경유)차량 전체의 위기로 번져 나갈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그동안 자동차 업체들은 ‘클린 디젤(친환경 경유차)’을 앞세워 디젤차의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강조했지만, 이번 사태로 이에 대한 신뢰에 금이 가게 됐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판매된 수입차 중 68.9%가 디젤차일 만큼 국내에서는 디젤차, 특히 독일산 디젤차가 인기를 끌고 있다. 하지만 디젤차의 본고장인 유럽에서는 디젤차의 시장점유율이 정체 현상을 보이고 있다. 독일에서는 2012년 디젤차 점유율이 48.1%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47.8%대로 내려왔고, 프랑스에서도 2012년 72.9%에서 지난해 63.8%로 판매 비중이 크게 줄었다.

이는 디젤차의 친환경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디젤 차량은 가솔린 차량에 비해 노후한 뒤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수준이 높아지는 특징이 있다”며 “오래된 디젤차가 많은 유럽 국가들은 노후한 디젤 차량에 대한 규제를 시행하거나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영국 런던 시와 프랑스 파리 시는 도심에 오래된 디젤 차량의 출입을 제한하는 정책을 준비 중이다.

이번 사건으로 전 세계는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디젤차의 인기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김 교수는 “친환경과 연료소비효율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저렴한 가격에 이 둘을 만족시키는 건 원래 힘든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부는 2010년 ‘그린카 전략’을 발표하면서 유럽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인 ‘유로6’를 만족하는 디젤차를 ‘클린 디젤’로 부르며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지만, 이번 사태로 디젤차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라는 목소리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sunggyu@donga.com·강유현 기자
#소비자#클린#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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