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학계 ‘9988 프로젝트’ 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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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명연장보다 질병없는 노후 중요”… 약물이용 건강수명 연장 임상시험

“단순한 수명 연장보다 병 없는 ‘건강수명’ 연장이 중요하다.”

미국 뉴욕의 앨버트 아인슈타인 의대 노화연구소 등을 중심으로 이 같은 야심 찬 임상시험 프로젝트가 추진 단계에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 보도했다. 이 연구소의 니어 바질라이 소장은 “프로젝트의 핵심은 나이가 들면서 많이 발생하는 심장병 암 당뇨 알츠하이머 같은 주요 질환을 사전에 예방하거나 발병 시기를 늦춰서 ‘건강한 상태’를 최대한 연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판 9988(99세까지 팔팔하게) 구상’인 셈이다. 연구진은 암 예방을 통해 3.5년, 심장 질환 예방으로 4.5년 등 건강수명을 10∼15년 늘리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WSJ는 보도했다. 미국인 기대수명은 남자 76세, 여자 81세이다.

이 프로젝트는 1000여 명의 노령 지원자를 대상으로 향후 5∼7년간 대표적인 당뇨 치료 성분인 메트포르민이 당뇨 외의 다른 노인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그 발병을 늦추는 데도 얼마나 효력이 있는지를 임상시험하게 될 것이라고 WSJ는 전했다. 그래서 ‘TAME(Taming Aging With Metformin·메트포르민으로 고령화 다스리기) 프로젝트’로 불리고 있다. 연구팀은 “(다른 치료제에 비해) 메트포르민은 60년 넘게 안전하게 사용돼 왔고 부작용도 거의 없으면서 가격도 비싸지 않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영국에서 18만 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TAME과 비슷한 조사를 해본 결과 메트포르민을 복용한 당뇨병 환자(71∼75세)가 다른 약품으로 치료받은 환자뿐만 아니라 당뇨병에 걸리지 않은 또래 비교군보다도 15% 정도 더 오래 살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는 메트포르민이 건강수명을 증가시키는 폭넓은 효과를 가질 것이란 이번 프로젝트의 가설을 뒷받침해 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 않는 엘리시아 아르바예 존스홉킨스 의대 교수는 “만성질환의 발병을 늦춰 건강수명을 연장하자는 취지에 공감하지만 약물 복용이 최선책인지는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미국#의학계#9988 프로젝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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