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0~60대 ‘황혼 재혼’ 급증…“죽을 때까지 은퇴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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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5년 3월 17일 15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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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수명이 늘고 고령인구가 많아지면서 미국의 재혼과 은퇴 문화에도 상당한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 50~60대의 이른바 ‘황혼 재혼’이 늘면서 재혼자 비중이 늘고, 은퇴시기에 대해서도 ‘70세 이후에나 하겠다’ 또는 ‘(죽을 때까지) 안 하겠다’고 생각하는 인구가 급증하고 있다고 1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의 지난해 11월 조사 결과는 기혼자 중 23%가 이미 다른 결혼 경력이 1회 이상 있었다. 이는 1960년 13%에 비해 10%포인트가 높아진 것이다. 반대로 기혼자 중 초혼자의 비중은 감소했다. 남자 초혼자는 1996년 54%였으나 최근엔 50%로 줄었고, 여자 초혼자는 같은 기간 60%에서 54%로 감소했다.

미 인구센서스국이 2008~2012년 인구 조사 자료를 근거로 산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 성인의 17%가 결혼을 2회 이상 했다. 인구센서스국이 재혼자 비중을 조사한 것은 처음이라고 WSJ은 전했다. 인구센서스국은 “1960년대 이후 중장년층의 재혼 삼혼이 꾸준히 늘고 있다”며 “특히 여자는 50대 이상, 남자는 60대 이상이 재혼자 비중 증가세를 이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무엇보다 예전보다 수명이 늘었다. 이혼하고, 다시 새 가정을 꾸릴 시간이 더 많아졌다는 의미”고 덧붙였다. 세계보건기구(WHO) 통계(2012년 기준)에 따르면 미국인의 기대수명은 79.8세(남자 77.4세, 여자 82.2세)이다.

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고 WSJ은 보도했다. 중소기업 컨설턴트인 재키 페터선 씨(71)는 “100년 전과 비교하면 평균 수명이 25년이나 증가했다. 건강이 유지되는 한 은퇴할 생각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한 노동연구소의 설문조사 결과는 페터선 씨 같은 사람이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999년 조사에선 ‘60세 이전에 은퇴하겠다’는 사람이 조사 대상자(1000명) 중 17%였으나 2014년의 같은 조사에선 9%로 크게 감소했다. 반면 ‘예상 은퇴시기는 70세 이상’이란 대답은 14%에서 22%로, ‘아예 은퇴하지 않겠다’는 대답은 5%에서 10%로 증가했다.

WSJ은 “재혼과 은퇴 시기는 노년의 경제적 안정과 직결되는 문제들”이라며 “‘황혼 재혼’한 부부는 같은 나이의 독신들보다 생활이 훨씬 안정된 경우가 많고 일반적 은퇴 시기가 계속 일하며 고정적인 수입을 받으면 노후 재테크에 상당한 도움이 된다”고 보도했다.

뉴욕=부형권 특파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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