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의 스타벅스’ 꿈꾸는 29세 커피왕

  • 동아일보
  • 입력 2015년 3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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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해외브랜드 맞서 성공… 창업 6년만에 매장 10개로 확대

“스타벅스가 국내 시장에 들어온다면 그들을 힘들게 만들 자신이 있습니다.”

2009년 커피전문점 ‘브라운커피’를 창업한 캄보디아 청년 창 분레앙 씨(29)는 두려움을 모른다. 미국 시애틀의 자그마한 점포에서 시작해 전 세계 커피의 대명사가 된 스타벅스처럼 그는 브라운커피를 ‘캄보디아의 스타벅스’로 키우는 꿈을 꾸고 있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11일 ‘캄보디아의 커피왕’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분레앙 씨의 커피 사업 성공기를 다뤘다.

캄보디아에는 미국의 커피빈, 영국의 코스타커피, 한국의 카페베네 등 쟁쟁한 해외 브랜드들이 들어와 소비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브라운커피는 이런 경쟁 속에서도 현지 커피 문화를 바꾸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촌 5명과 함께 시작한 사업은 창업 6년 만에 10개 매장으로 확대돼 매달 50만 달러(약 5억6300만 원)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직원 수도 380명으로 늘어났다. 순이익은 매출액의 15∼20%에 달할 정도로 이익률이 높다.

서구 커피 문화를 들여와야겠다고 생각하게 된 계기는 호주 시드니 유학 생활이었다. 처음에는 낯설겠지만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내다봤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캄보디아는 오래전부터 커피에 설탕과 우유를 듬뿍 넣고 차게 마시는 독특한 커피 문화를 갖고 있다.

분레앙 씨는 부모와 친척에게 창업자금 15만 달러(약 1억6900만 원)를 빌리고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 프놈펜 중심가에 커피전문점을 열었다. 그는 캄보디아 젊은이에게 에스프레소와 카푸치노, 라테 등을 어떻게 구분하며 이것들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알려줬다.

또한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찾으려 노력했다. 캄보디아인들은 한 줄로 서서 커피를 주문하는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하고 가능한 한 고객들이 서서 기다리거나 커피를 찾아가지 않도록 현지인들을 배려했다.

지난해 캄보디아의 연간 1인당 국민소득은 1104달러(약 124만 원) 수준. 브라운커피는 한 잔에 2달러(약 2200원)로 현지 물가를 고려할 때 매우 비싼 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객의 70%가 현지인일 정도로 브라운커피는 이미 시장에 뿌리를 내렸다. 브라운커피는 비싼 가치가 있다고 소비자들이 여기고 있는 것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스타벅스#캄보디아#커피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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