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공산당 ‘刑不入常 死不入局’ 34년 묵계 깨져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12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文革이후 권력충돌 방지위해 만든 최고지도부 안전보장 불문율 파괴

저우융캉(周永康) 전 정치국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원회 서기에 대한 사법처리는 ‘형불입상 사불입국(刑不入常 死不入局·상무위원은 처벌받지 않고 정치국원은 사형당하지 않는다)’이라는 중국 공산당 내부의 묵계를 34년 만에깨뜨린 것이다. 저우 전 서기는 후진타오(胡錦濤) 체제 때 최고 지도부의 일원이었다.

중국 지도부는 마오쩌둥(毛澤東)이 주도한 현대사의 비극인 문화혁명(1966∼1976년) 이후 지나친 권력 충돌을 막기 위해 최고 지도부가 국가 반역만 하지 않는다면 일신의 안전을 평생 보장해 주기로 합의했다. 중국을 마오쩌둥 한 사람이 아닌 집단지도체제로 운영하되 각자의 정치적 차이를 인정함과 동시에 타협을 통한 복수의 상무위원 지배를 사법적으로 보장하기 위한 정치적 묵계를 만든 것이었다.

상무위원은 ‘중국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의 약자다. 당이 국가에 앞서는 중국에서 당의 지도부인 중앙정치국원(25명)에서 선임되는 7명(시진핑 체제 기준)의 최고 실세 그룹이다. 각자 국가주석, 국무원 총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 등을 겸하며 집단지도체제를 형성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저우 전 서기 사법처리는 그동안 이어져 온 사법적 권력분점의 틀을 부수는 동시에 시진핑 일인 지배체제를 대내외에 선포하는 계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1980년 중국 최고인민법원 특별법정에서 단죄를 받은 문화혁명 4인방 중 왕훙원(王洪文·무기징역) 공산당 부주석과 장춘차오(張春橋·사형 집행유예) 부총리 등 상무위원 2명이 포함됐지만 이들은 마오쩌둥의 부인인 장칭(江靑)의 반혁명 집단에 포함돼 일괄 기소된 점이 저우 전 서기 사례와는 다르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저우융캉#중국 공산당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