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총리-언론, 손님 시진핑에 ‘인권 쓴소리’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3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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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매외교 환대한 佛과 대조

유럽을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온탕과 냉탕을 오가는 대접을 받았다. 프랑스 정부는 시 주석에게 레드카펫까지 깔아주며 환대했지만 독일은 중국의 인권상황과 표현의 자유에 대해 쓴소리를 했다.

28일 요아힘 가우크 독일 대통령은 중국 정상으로는 8년 만에 독일을 국빈 방문한 시 주석과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의 오찬자리에서 ‘법치주의 확립’을 강조했다. 가우크 대통령은 독일과 중국은 같은 규칙을 적용받는 국제질서의 한 부분이라면서 “인권에 대한 일반적인 설명은 유엔 헌장이 그 틀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앙겔라 메르켈 총리도 시 주석과 정상회담 뒤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의견을 폭넓고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은 사회의 창의성을 증진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독일 일간 디벨트는 “시진핑에게 인권이 경쟁력의 중요한 요소라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독일이 중국에 대해 인권문제를 지적한 것은 경제적 자신감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반해 프랑스는 에어버스 등 여객기 70대 구입을 비롯해 180억 유로(약 26조 원) 규모의 투자계약이라는 선물보따리를 가져온 시 주석을 위해 베르사유 궁전에서 클래식 음악회를 열고 샹젤리제 8차로 대로를 하루 종일 통제하는 등 극진히 대접했다.

한편 시 주석은 유럽 방문에서 가는 곳마다 현지 언론매체에 글을 기고하는 등 과거 지도자와는 다른 면모를 보였다. 그는 벨기에 몽드지에 기고한 글에서 “벨기에는 유럽의 심장이다. 심장의 박동에 힘이 있을수록 중국과 유럽 간 협력 관계에 더 많은 혈액을 넣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또 일본에 대해서는 전후 처리의 모범국인 독일과 비교해 비판하는 ‘원교근공(遠交近攻·먼 나라와 친하고 가까운 나라를 친다)’ 외교를 펼쳤다. 시 주석은 28일 일제의 난징 학살 당시 중국인들에게 피난처를 제공했던 독일인 존 라베를 거론하며 “그의 일기에 대학살의 내막이 상세히 나와 있고 이는 당시 역사 연구의 중요한 자료가 됐다”고 강조했다.

파리=전승훈 raphy@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독일#시진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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