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역대로 中에 종종 위협… 북핵 과소평가 말아야”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0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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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예비역 장성, 런민일보 잡지에 기고

“조선반도(한반도)는 역사적으로 중국 중앙 정권에 종종 위협이 됐고 심지어 치명적 결과를 불러왔다.”

런민(人民)망 등 중국 언론은 중국 인민해방군 예비역 장군이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잡지 ‘국가인문역사’ 최신호에 기고한 이런 내용의 글을 9일 전재했다. 글의 제목은 ‘조선반도(한반도), 역사적으로 중국의 부담’이다. 글쓴이는 전 난징(南京)군구 부사령원 왕훙광(王洪光) 예비역 중장(64·사진).

그는 중국 역사에서 한반도 문제에 휘말려 중국 중앙정권이 흔들렸던 사례를 간추려 중국 중앙정권이 한반도 문제에 갖는 부담을 설명했다. 나아가 북한 핵문제에 대해 명확한 태도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그는 한(漢)나라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중국과 한반도의 관계를 집중 조명했다.

한나라에서 당(唐)나라 때까지 조선반도는 매우 불안정해 대륙 중앙정권에 위협이 됐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수(隋)나라와 당나라의 황제 6명이 9차례에 걸쳐 요동(고구려)과 조선반도를 정벌하러 나섰지만 백성이 급감했고 농민군이 반란을 일으켰다. 당시 산둥(山東)의 농민군 우두머리는 ‘무향료동랑사가(無向遼東浪死歌)’라는 글을 지었는데 “요동에 가면 전쟁으로 죽는데 지금 머리가 잘리면 어떠냐”란 뜻이다. 당나라 황제들은 5차례 출정했으나 전쟁에서 큰 압박을 받았다. 직접 정벌에 당 태종(太宗)이 나섰다가 52세에 죽는 등 조선반도의 전쟁은 큰 부담이었다.

명(明)나라와 청(淸)나라도 조선반도 문제에 휘말려 무너졌다. 명나라는 임진왜란 때 조선에 파병했다가 국력이 크게 소모되고 국고가 비었다. 조선에 군대를 보낸 황제인 만력제(萬曆帝)는 국고가 비어 황궁의 건물 2채가 화재로 불탔는데도 이를 수리할 자금도 없었다는 것. 임진왜란 파병은 명나라에 치명적 결과를 불러왔다. 청나라 때도 조선 동학농민군의 반란에 군대를 보냈다가 패해 국력이 크게 쇠락하고 중국의 식민지화가 더욱 빨라졌다.

현대에 들어서도 1950년 ‘항미원조(抗美援朝)전쟁(6·25전쟁)’은 갓 건국한 중국에 엄중한 대가를 불러왔다. 이 전쟁에 어쩔 수 없이 말려들면서 대만 통일 기회를 놓쳤다. 종전 60년이 지났지만 중국의 한국전 개입은 현재까지 중국의 국가통일과 발전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는 “조선반도가 이처럼 역사상 중국에 누를 끼쳤고 현재도 마찬가지일 것”이라며 “현재 조선(북한)의 핵 보유 결심을 결코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이헌진 특파원 mungchii@donga.com
#런민일보#왕훙광#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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