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주요 언론들 “중국에 해킹당했다” 폭로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2월 1일 09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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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블룸버그 이어 WSJ도 중국 해커 공격 주장
NYT "중국군과 연관성 있는 듯"…WSJ "중국관련 보도 내용 감시 목적"

미국 언론들이 줄줄이 중국 해커들의 공격을 받았다고 폭로했다.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자사 컴퓨터가 중국 해커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이번 해킹이 "중국 관련 보도 내용을 감시하기 위한 목적이 분명하다"며 미 언론에 대한 중국의 스파이 행위가 "만연해졌다"고 보도했다. 또 "보도 감시 외에 상업적 이익을 얻거나 고객 정보를 빼내려 한 시도는 없었다"고 밝혔다.

전날 뉴욕타임스(NYT)도 원자바오(溫家¤) 중국 총리 일가의 축재 기사를 내보낸 뒤 중국군과 연관성이 의심되는 해킹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NYT는 지난해 10월 25일 원자바오 일가가 3조 원대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이래로 4개월 간 해커들이 계속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해커들은 기사를 작성한 NYT 상하이 지사장 데이비드 발보사와 전 베이징 지사장 짐 야들리의 이메일 계정에 들어갔다.

질 에이브럼슨 NYT 편집인은 "발보사에게 정보를 제공한 인사들의 이름을 찾는 것으로 보였다"며 "그러나 해커들이 원자바오 기사와 관련해 민감한 이메일이나 파일에 접근하거나 내려받고 복사한 증거는 찾지 못했다"고 말했다.

원자바오 기사와 관련 없는 정보를 찾으려 한 흔적은 없으며 고객 정보를 훔치지도 않았다. 컴퓨터 보안 전문가들은 해커들의 수법을 볼 때 중국군과 연관성이 있어 보인다고 진단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NYT가 고용한 컴퓨터 보안업체 맨디언트는 "개별 공격을 보면 중국군의 소행이라고 말할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같은 집단이 중국 반체제 인사와 티베트 활동가와 관련된 자료를 훔치고 항공사를 공격한 것을 보면 그렇게 판단된다"고 말했다.

앞서 블룸버그도 지난해 시진핑 일가의 축재 기사를 보도한 이후 중국 해커들의공격을 받은 것으로 보도된 바 있다. WSJ는 물론 NYT와 블룸버그까지 미국 유력 언론이 연이어 중국의 해킹 공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미국 정부의 발걸음도 바빠졌다.

미국은 중국의 사이버 스파이 행위에 대한 좀 더 적극적인 조치를 고려하는 한편, 중국으로부터의 사이버 위협을 구체적으로 적시한 새로운 국가정보평가(NIE) 보고서도 작성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익명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번 NIE 보고서에는 이런 사이버 스파이 행위에 있어 중국 정부의 역할도 구체적으로 언급될 것으로 보인다.

국제전략문제연구소 사이버보안 전문가 제임스 루이스는 "사이버 스파이 행위가 양국 관계를 위협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미국 정부가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 같은 해킹 연루설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훙레이(洪磊)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뉴욕타임스의 터무니없는 비난에 대해서는 관계 당국이 이미 분명한 입장을 밝혔다"면서 "중국이 해킹 공격에 참여했다는 확실한 증거 없이 독단적 결론을 내리는 것은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중국 국방부도 "중국 법은 해킹을 포함해 인터넷 보안을 해치는 행위를 금지한다"며 "명백한 증거 없이 중국군이 사이버공격을 했다고 비난하는 것은 비전문적이다"고 가세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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