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톈안먼 사태 주도후 美로 망명’ 우런화 22년만에 귀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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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3년 1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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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 만에 무사히 상하이(上海) 푸둥(浦東) 공항을 통과했습니다. 만감이 교차합니다.”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를 주도한 우런화(吳仁華·57·사진) 씨가 22년 만에 고향땅을 밟았다. 13일 홍콩 밍(明)보에 따르면 우 씨는 지난해 11월 28일 상하이를 거쳐 고향인 저장(浙江) 성 원저우(溫州)에 도착했다. 우 씨는 미국에 돌아온 직후인 11일 본인의 트위터에 “고향에 머무른 40일간 오롯이 86세 노모와 시간을 보냈다”며 “무사히 입국 심사를 통과했을 때 기분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우 씨가 지난해 11월 27일 올린 트위터 글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춘 뒤 지인들의 걱정이 이어지기도 했다.

난민 신분으로 미국에 체류하던 우 씨는 여러 차례 중국 당국에 여권을 신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그는 정공법을 포기하고 지름길을 택했다. 지난해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주변에 철저히 이 사실을 숨겼던 그는 중국에 입국한 뒤 공안의 추적을 우려해 모든 연락망을 차단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고 인터넷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우 씨는 미국의 소리(VOA) 방송에서 “당당하게 고국으로 돌아가기를 꿈꿨지만 노모를 생각해 더는 중국 방문을 미룰 수 없었다”고 말했다.

1982년 베이징(北京)대를 졸업한 우 씨는 중국정파(政法)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톈안먼 사태 당시 시위대의 첫 번째 행진을 이끌었다. 이듬해엔 반체제 인사를 국외로 도피시키는 ‘참새작전(黃雀行動)’을 통해 미국으로 망명했다. 미국에선 언론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우 씨는 이번 방문에 대해 “개인적 차원이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중국의 입장이나 지도부 교체와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VOA에 밝혔다.

이설 기자 snow@donga.com
#텐안먼#우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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