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日 ‘센카쿠 충돌’ 위기 넘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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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8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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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국, 활동가-의원 열도 접근 불허… 금명 도착할 홍콩선박 불씨는 남아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를 놓고 충돌 직전까지 갔다가 서로 한발씩 물러서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중국은 자국 민간 활동가들이 댜오위다오로 출항하는 것을 막았고, 일본은 국회의원들의 센카쿠 열도 방문 신청을 불허했다. 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15, 16일경 홍콩의 민간 활동가들이 댜오위다오에 도착해 상륙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어 일본이 긴장하고 있다.

댜오위다오로 출항해 공동 시위를 할 예정이던 중국 대만 홍콩의 민간 활동가 중 중국 활동가인 천둬웨이(陳多偉) 씨는 출항 계획을 철회한다고 13일 밝혔다. 그 대신 그는 15일 베이징(北京)에 모여 반일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천 씨는 출항 철회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중국 당국이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에서도 활동가 6명이 14일이나 15일 홍콩 활동가들과 합류하기 위해 지룽(基隆) 항을 떠날 계획이었지만 대만 당국이 출항을 저지했다

이에 화답하듯 일본 정부는 ‘일본 영토를 지키기 위해 행동하는 의원연맹’ 소속 의원들이 신청한 센카쿠 열도 상륙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통지했다. 의원들은 제2차 세계대전 말 센카쿠 부근에서 숨진 사람들의 위령제를 지내겠다고 했지만 실제로는 센카쿠 열도를 일본이 점유하고 있다는 것을 대내외에 과시하겠다는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었다. 일본 정부가 상륙을 허가하지 않은 것은 중국을 자극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하지만 홍콩 ‘댜오위다오 보호행동위원회’ 소속 활동가들이 지핀 불씨는 꺼지지 않았다. 이들은 12일 자체 보유 선박인 ‘치펑 2호’를 타고 홍콩을 출발했다. 홍콩 당국도 수차례 활동가들의 출항을 저지했지만 치펑 2호의 출항을 막지 못했다. 댜오위다오 보호행동위원회 측은 홍콩 언론에 “중국과 대만이 계획대로 합류하지 못한다 해도 우리는 계속 진행할 것”이라며 “일본 해군을 두려워하지 않으며 가능한 한 댜오위다오에 가까이 접근하도록 온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치펑 2호는 이르면 15일경 댜오위다오 근해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은 수상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정보 연락실을 차리고 치펑 2호의 센카쿠 열도 접근을 감시하고 있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총리는 지난달 국회에서 자위대 동원까지 언급하며 타국의 센카쿠 열도 상륙을 막겠다는 의지를 내보인 바 있다.

만약 양측 간에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고 일본 당국이 치펑 2호를 나포하면 외교적 파장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일본이 2010년 9월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중국 어선을 나포했을 때도 중국과 일본의 관계는 최악으로 얼어붙었다. 중국 전역에서 반일 시위가 잇따랐으며 중국 당국은 이 같은 시위를 적극적으로 막지 않았다.

중국이 일본에 희토류 수출 중단 카드까지 뽑아들며 전방위 압력을 가하자 일본은 재판 절차가 진행되던 어선 선장을 석방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중국#일본#센카쿠 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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