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난사군도, 이번엔 中 어선들의 습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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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7월 1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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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시선 호위 아래 30척 조업
베트남 “영해 침범” 큰 반발, 필리핀 “유전개발 입찰 강행”

“난사여, 우리가 왔다”? 140t 이상급 어선 29척, 3000t급 보급선 1척을 앞세운 중국의 대규모 어로선단이 15일 중국 어업국 소속 순시선의 호위를 받으며 남중국해 난사 군도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통신
“난사여, 우리가 왔다”? 140t 이상급 어선 29척, 3000t급 보급선 1척을 앞세운 중국의 대규모 어로선단이 15일 중국 어업국 소속 순시선의 호위를 받으며 남중국해 난사 군도로 향하고 있다. 사진 출처 신화통신
중국의 대규모 어로선단이 15일 함정의 호위 아래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난사(南沙) 군도에 도착해 집단 조업에 착수했다. 베트남은 자국 영해를 침범했다며 반발하고 나섰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은 어선 30척으로 구성된 어로선단이 15일 오후 5시경 난사 군도 내 산호초인 융수자오(永暑礁) 인근 해역에 도착했다고 16일 보도했다. 12일 오전 11시 하이난(海南) 섬을 출발한 지 78시간 만이다.

어로선단은 140t 이상급 어선 29척과 3000t급 보급선 1척으로 구성됐다. 각 어선에는 어민 15명가량이 타고 있다. 하이난 섬 어민들은 예전에도 개별적으로 난사 군도에서 조업을 했지만 대형 선단을 조직해 ‘선해(船海)전술’을 펼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명목상으로는 민간 차원의 출어지만 헬기를 탑재한 2580t급 순시선의 호위 아래 해당 해역에 도착해 조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가 의도적으로 조직한 것으로 보인다.

100여 개 섬과 암초, 모래톱으로 이뤄진 난사 군도는 베트남(27개)을 비롯해 중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대만 등이 부분적으로 실효 지배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의 여러 군도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난사 군도 전체를 자국 영토라고 주장해 왔다. 이번 선단 파견도 이런 의지를 천명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변국의 반발에 개의치 않겠다는 것이다.

신화통신은 이번 어로선단 파견에 취재진을 동승시켰으며 16일 웹사이트 초기 화면에 ‘난사여, 우리가 왔다’라는 제목으로 조업 소식을 화보와 함께 전했다.

이에 대해 베트남 외교부는 “쯔엉사 군도(난사 군도의 베트남 이름)를 (중국이) 공식적으로 침범했다”고 비난했다. 또 “쯔엉사 해역에서 이뤄지는 조업 행위는 불법이며 베트남의 영유권을 침범했다”고 반발했다.


또 필리핀은 난사 군도에서 석유 개발과 관련한 국제 입찰을 계속 실시할 것이라며 중국의 해저자원 독식 의도를 견제했다. 아비가일 발테 필리핀 대통령궁 부대변인은 서부 팔라완 섬 해안 3개 광구 등이 모두 필리핀 영해에 있기 때문에 이들 해역을 대상으로 한 입찰을 중단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현지 언론이 16일 전했다. 필리핀 에너지부는 이달 31일 이들 3개 광구의 석유·가스 탐사계약 입찰을 실시할 예정이다.

앞서 13일 중국 외교부 류웨이민(劉爲民) 대변인은 “어떤 정부나 기업도 중국 정부의 허락 없이 중국 관할 해역에서 석유 및 가스 탐사 활동을 할 수 없으며 이는 모두 불법”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은 남중국해 장악을 위한 군사행동의 일환으로 40억 위안(약 7200억 원)을 투입해 지난달 9일 하이난 섬 싼야(三亞) 시에 군병원인 해방군총의원 분원을 개원했다. 베이징(北京)에 있는 해방군총의원의 별칭인 ‘301의원’의 이름을 빌려 ‘하이난301’로도 불린다. 이 병원은 대지 60만 m²에 병상 675개를 갖췄다고 인민해방군 기관지인 제팡쥔(解放軍)보가 15일 전했다. 리수장(李書章) 해방군총의원 원장은 “하이난 분원은 난사·시사 군도에 주둔한 군인들의 의료 임무를 수행할 것”이라며 “해상 구조는 물론이고 육해공 입체 응급지원 체계를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베이징=고기정 특파원 koh@donga.com
#난사군도#中 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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