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북특사 “北 미사일실패 보도 놀랍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11일 05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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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미디어환경 변화' 세미나.."외국DVD 시청 급증"

로버트 킹 미국 국무부 대북인권특사는 10일(현지시간) "최근 미사일발사와 관련한 북한 매체의 보도 방식은 상당히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킹 특사는 이날 워싱턴DC에서 열린 북한 세미나에서 "당시 북한에 초청됐던 외신 기자들이 정작 미사일이 발사될 때 평양에서 열린 중요하지 않은 행사에 갔었지만 북한은 발사 실패를 공식 발표했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북한의 미디어환경이 변했고, 지금도 변화하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면서 "이는 우리가 민주주의 확산과 인권 등 북한 문제에 대응하는 데 아주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정보 유통과 휴대전화 보급이 확대되면서 북한에서는 라디오를 통해 애국을 주장하는 노래만 듣게 할 수는 없는 상황이 됐다"면서 "결국 어떻게 (북한 주민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고, 정부의 통제를 약화시킬 수 있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한반도 전문가인 마커스 놀런드 피터슨연구소 연구원도 "10년, 20년전이라면 (북한이) 미사일 발사에 대해 성공이라고 발표할 수 있었겠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는 실패를 인정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놀런드 연구원은 "내부적으로 과거에 비해 훨씬 많은 뉴스정보가 유통되고 있는데다 외국 언론인들을 초청했기 때문"이라면서 "이와 함께 휴대전화 네트워크로 인해 북한에서도 정보를 통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엘리트 계층을 중심으로 정보가 쉽게 전달되는 메커니즘이 형성됐다"면서 "이밖에 로켓 발사 실패는 미국이나 러시아에서도 일어나는 일이라는 점도 (공식 발표의) 이유가 됐다"고 덧붙였다.

한미경제연구소(KEI)와 컨설팅업체 '인터미디어'가 공동 주최한 이날 세미나에서 나다니얼 크레천 인터미디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북한에서 외부미디어에 접근할 수 있는 가장 일반적인 방식은 DVD"라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탈북자와 북한여행객 등 2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북한에서 외국 DVD를 시청한 비율이 지난 2008년 20%에 불과했으나 2009년 32%, 2010년 48%로 급격히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조사 대상자 가운데 46%가 북한에서 DVD플레이어를 이용했다고 밝혀 TV이용 비율(74%)보다는 낮았으나 라디오(42%), 컴퓨터(16%), 휴대전화(14%)보다는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북한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폐쇄적인 미디어환경을 갖고 있으나 1990년대말에 비공식적으로 개방됐다고 볼 수 있다"면서 "특히 최근 미디어환경의 변화는 정기적으로 큰 변화를 시사하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정부가 지원한 이날 세미나를 진행한 에이브러햄 김 KEI 부소장은 "궁극적으로 북한(정권)은 통제력을 상실하고 있다"면서 "주민들이 듣고 보는 것에 대한 통제, 사회주의 경제를 바라보는 주민들의 생각에 대한 통제를 잃고 있다는 게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북한은 한국의 드라마 '겨울연가'와 걸그룹 '원더걸스'가 체제 전복자가 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대니얼 배어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부차관보는 "미 정부는 북한 주민들을 지원하는 새롭고 창조적인 방식을 개발하는 데 이 보고서를 이용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이는 북한 관련 비정부기구(NGO)의 활동에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공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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