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업계, 한·EU FTA 개정 로비”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5월 3일 00시 4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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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브뤼셀 회동..스냅백 조항 요구

유럽 자동차 업계가 지난해 7월 발효된 한국과 유럽연합(EU)의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로비에 나섰다.

2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유럽의 일부 자동차 업체 관계자들이 지난주 브뤼셀에서 만나 한·EU FTA 개정 문제와 급증하는 한국산 자동차 수입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외신은 이번 회동이 한·EU FTA를 재검토하고 필요하면 개정하기 위한 첫 모임이었다면서 유럽 자동차 업계가 한·EU FTA 개정을 위한 로비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헬레네 배너 EU 대변인은 자동차 업계의 회동과 관련해 "자동차 분야 중 비관세 장벽과 관련해 일부 긍정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밝혔다.

개별 자동차 회사들도 한·EU 협정 개정을 위해 유럽 국가들을 압박하고 있다.

포드 유럽 법인은 스페인의 마리아노 라호이 총리 등 유럽 국가 지도자들에게 한·EU FTA 개정을 위해 개별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고 이 회사 대변인이 밝혔다.

스티븐 오델 포드 유럽 법인 대표는 "한·EU FTA를 지나간 일(it is water under the bridge)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다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델 대표는 그러면서 "한·EU FTA에 한·미 FTA에 있는 스냅백(snap-back) 조항을 추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냅백은 약속한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못하면 상대국에 부여한 특혜 관세 혜택을 일시적으로 철회하는 일종의 무역보복 조치다.

유럽 자동차 업계는 현재 협상 중인 인도, 일본과의 FTA에도 스냅백 조항을 넣어야 한다고 EU와 회원국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

유럽 자동차 업계가 한·EU FTA 개정을 요구하는 것은 한국산 자동차 수입이 급격하게 증가한 반면 한국에 대한 수출은 크게 늘지 않아 과잉생산과 손실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EU FTA가 발효된 이후 지난 3월까지 EU에 대한 한국의 자동차 수출은 34만1633대로 67% 증가했지만 한국에 대한 유럽의 수출은 5만7천569대로 7% 늘어나는데 그쳤다.

유럽 업체들은 한국산 자동차의 수입 급증에 대응해 공장을 폐쇄하려 해도 정부와 노조의 반대로 쉽지 않아 과잉생산을 할 수밖에 없고 이로 인해 손실을 보고 있다.

오델 대표는 "유럽 자동차 업체가 서유럽 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은 연간2000만¤2200만대에 달하지만 판매량은 1천400만대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도 "한국산 자동차의 유입은 과잉 생산에 시달리는 유럽 업체에 또 다른 압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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