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T “세속적인 임무에 헌신” 법륜스님 삶 자세히 소개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29일 07시 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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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신문 뉴욕 타임스(NYT)가 28일(현지 시각)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멘토로 알려진 대북 인권단체 '좋은 벗들'의 이사장 법륜 스님의 삶을 자세히 소개했다.

타임스는 시골에서 농사꾼의 아들로 태어난 법륜 스님이 어린 시절 물리학자나 천문학자를 꿈꾸다가 고등학교 시절 도문 스님을 만난 것을 계기로 사회운동에 눈을뜨게 됐으며, 독재정권 시절에는 반정부 활동으로 체포돼 고문을 받기도 했다고 보도했다.

또 1996년 8월 배를 타고 압록강을 따라 내려오다 북한 쪽 강변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누더기 차림의 야윈 북한 소년을 직접 목격한 것을 계기로 대북 지원활동에 본격 투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법륜 스님은 "한반도의 분단과 국경선의 의미가 그토록 아프고 실감이 나게 와 닿은 적은 없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이전까지 무수한 북한 주민들이 굶어 죽고 있다는 지인들의 말을 믿을 수 없었던 법륜 스님은 이를 계기로 탈북자에게 식량과 쉼터를 제공하기 위해 자원봉사자들을 파견하기 시작했다. '좋은 벗들'이 압록강을 건너다 익사한 탈북자들의 시신을 공개한 것은 20세기 최악인 북한 기아사태의 공식적인 첫 기록이었다고 타임스는 전했다.

법륜 스님은 이후 5000명이 넘는 탈북자들과의 인터뷰를 토대로 일련의 보고서와 책을 펴냈다. '좋은 벗들'이 2004년부터 발간한 뉴스레터는 한국의 정책 당국자들과 기자들에게 필독서가 됐다.

타임스는 현재 주점과 식당, 러브호텔이 즐비한 서울 뒷골목에 사무실을 가진 법륜 스님이 '좋은 엄마가 되는 법' 등에 대해 일주일에 평균 12차례 강연하는 등 지금도 명상보다는 지극히 세속적인 임무에 매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사회 정의를 위해 어떻게 싸울 것이냐 등의 주제로 청년층을 대상으로 행한 강연 내용이 야권의 잠재적 대권 주자로 주목받는 안철수 원장에게 정책적 기반을 제공하게 되면서 복잡한 한국 정치에도 휘말리게 됐고, 올인 코리아와 같은 보수매체는 그를 '종교의 가면을 쓴 정치적 선동가'로 헐뜯고 있다고 소개했다.

NYT는 특히 법륜 스님이 북한에 대한 정치적인 접근에 반대하면서 인도주의적 지원과 인권침해 문제의 해결을 끈질기게 요구하는 데 대해 보수와 진보 양쪽 모두에게서 비판받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법륜 스님은 "진보진영은 내가 북한의 인권 문제를 이슈화한다고, 보수진영은 대북 지원을 요구한다고 공격하는 데 나는 북한을 지지하거나 반대하고자 하는 게 아니다. 단지 인도적 위기상황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고 할 뿐"이라며 자신에 대한 비판을 담대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법륜 스님은 또 "북한에 대한 압박을 높일수록 그들은 더욱 필사적으로 핵개발에 나설 것"이라며 한미 양국의 대북 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NYT는 덧붙였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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