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로켓실패]‘물먹은’ 평양 출장 기자들, 오히려 北당국자에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4월 15일 07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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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 "외국기자 50여명, 로켓 발사 까맣게 몰라"

북한은 '광명성 3호' 발사를 앞두고 외국 기자 50여명을 초청했다.

김일성 100회 생일 퍼레이드와 김정은이 최고 지도자로 공식 등극하는 장면, 다단계 로켓이 발사되는 순간을 직접 취재할 기회를 주겠다는 것이었다.

외국 기자들에게는 '은둔 국가'의 속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북한이 로켓 발사 장면을 외국 언론에 공개키로 한 것도 이번이 처음이었다.

하지만 외국 기자들은 로켓의 발사 장면을 전혀 보지 못했다.

14일(현지시간) 외신에 따르면 평양으로 들어간 외국 기자들은 로켓이 발사된 13일 오전 7시39분경 호텔 프레스룸에 사실상 감금된 상태로 3시간여를 보냈다.

당시 북한 측은 로켓에 관한 어떠한 정보도 제공하지 않았다.

기자들은 상황이 종료된 후에 한국에 있는 동료나 본국의 데스크 등으로부터 문자 메시지나 전화, 인터넷 등을 통해 로켓 관련 소식을 듣게 됐다고 한다.

또 다른 외신 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북한 당국자들이 오히려 나에게 로켓이 발사됐는지 물어보는 기괴한 상황"이라는 글을 띄웠다.

한 외신 기자도 "북한 사람들은 발사된지 4시간이 지났는데도 아무 것도 모르고 있다..도리어 우리가 그들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썼다.

외국 기자들에 대한 북한측의 '홍보 실패'는 로켓 말고도 하나 더 있었다고 복수의 외신은 밝혔다.

로켓 발사 전날인 12일 하나음악정보센터를 보여주겠다며 외국 기자들을 태웠던 버스 3대가 길을 잘못 들어 평양의 빈민가로 들어갔다는 것이다.

한 외신 기자는 빈민들이 자신들을 신기하다는 듯이 쳐다보더라면서 그들이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게 북한의 의도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 수행원은 짜증을 내며 "이 길이 아닌가 보네..."라고 중얼댔다고 한다.

하나음악정보센터는 김일성이 생전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던 곳이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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