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사망] “추모 열기 김일성 때만 못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1일 14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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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주 출신 재중동포 "김 주석 때와 같은 분위기 아니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이후 조문을 하려는 중국 거주 북한인들의 귀국 행렬이 이어지고 있지만 과거 김일성 주석 사망 때보다는 추모 열기가 덜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알려진 지난 19일부터 베이징과 선양, 단둥 등 재중 북한 공관에 분향소가 차려져 북한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조문을 위해 귀국하는 중국 거주 북한 무역상들의 행렬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단둥의 조선족이나 화교(북한 국적을 가진 중국인)들은 "추모 열기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만은 못한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단둥에서 대북 무역을 하는 한 조선족은 "김 주석 사망 때는 북한 사람뿐만 아니라 대북 무역을 하는 중국인과 조선족, 화교까지 조문을 위해 압록강철교를 건너 북한에 갔다"며 "출국 수속을 밟으려는 인파가 몰려 한때 단둥 해관에서 압록강 철교까지 500m가량 장사진을 이뤘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번에도 조문 귀국 인파가 몰리고 있지만 김 주석 사망 때와는 비교도 안 될 만큼 적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한 대북 소식통은 "임시 파견됐거나 출장 중인 북한인들만 귀국할 뿐 장기 거주 북한인들은 계속 중국 내에 체류하고 있다"며 "예외 없이 귀국해 조문했던 김 주석 사망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고 말했다.

15년 전 신의주에서 건너와 단둥에 거주하는 40대 화교 여성 역시 비슷한 평가를 했다.

그녀는 "김 주석 사망 소식을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비통한 심정이었다"며 "누구랄 것 없이 대성통곡했다"고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김 주석 사망 당시 신의주에 거주했다는 이 여성은 "김 주석 사망으로 결혼을 3년 미뤘다"며 "당국에서 강요해서가 아니라 그때는 사회적 분위기가 그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을 듣고 울음이 나왔지만 김 주석 때와 같은 기분은 아니었다"며 "누군가가 세상을 떠난 것에 대한 애도의 심정이었을 뿐"이라고 자신의 감정을 전했다.

이 여성은 "김 주석은 온화했고 인민들도 배불리 먹을 만큼 풍요했다"며 "경제 사정이 어려워졌다 보니 김 위원장에 대한 감정이 그때만 못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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