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 마술사의 눈에 비친 북한의 모습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4일 10시 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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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와크 시트러스大 교수 2차례 방북기 소개

"2년 만에 다시 찾은 북한은 사람도, 마술도엄청나게 변화된 모습이었다."

미국인 마술사로는 유일하게 북한에서 공연한 데일 셀와크 시트러스대 영문학 교수는 3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존스홉킨스대 국제관계대학원(SAIS)에서 열린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소개했다.

2009년 4월 평양에서 열린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 참가했던 셀와크 교수는 "당시에는 시내를 혼자 다닐 수도 없었고 북한에 머무는 동안 가족과도 연락이 두절됐다"고 떠올렸다.

그는 그러나 "올해 5월 다시 평양을 찾아 '그랜드 매직쇼'를 관람하고 북한 마술가들을 만났을 때는 비교적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사진도 찍을 수도 있었다"면서 "안내원이 `가고 싶은 곳이 있느냐'라고 물어볼 정도였다"고 말했다.

그는 또 "첫번째 방문 때는 호텔이 고립된 지역에 떨어져 있었으나 올해는 평양시내 호텔에 머물면서 일반 시민들을 접할 기회도 많았다"고 설명했다.

셀와크 교수는 북한의 마술도 2년 만에 많이 변해 있었다면서 2차례 방문에서 촬영한 마술쇼의 동영상을 상영했다.

실제로 2009년 공연에서는 비둘기, 부채, 꽃다발 등을 활용한 '고전 마술'이 주종을 이뤘으나 올해는 대형 무대에 화려한 불꽃쇼와 함께 오토바이, 버스, 헬기 등이 동원된 대규모 마술이 등장했다.

그는 "내가 마술을 시작할 때는 교육용 DVD나 인터넷 등이 없기 때문에 상상력과 창의력에 의존했어야 했는데 첫번째 방문에서 관람한 북한의 마술이 바로 그런 것이었다"면서 "그러나 올해는 상당히 발전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재미있는 것은 아무리 대형 마술쇼가 펼쳐져도 관중들은 작은 박수만 보낼 뿐 미국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함성이나 갈채는 없다는 점"이라면서 "또 마술에 코믹한 대목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셀와크 교수는 "마술은 누구나 즐기고 환상을 갖는 보편적인 언어"라면서 "과거 미국과 중국이 '핑퐁 외교'로 관계 정상화를 추구했듯이 마술이라는 작은 시작이 큰 변화의 물꼬를 틀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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