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리비아 넘는 산유국?… 오일샌드 정제기술 발전, 고유가로 경제성 확보돼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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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50만 배럴 생산… “곧 이란 제치고 세계 5위”

기술의 발전이 산유국의 지도를 바꾸고 있다. 캐나다 중서남부 앨버타 지역에서 생산되는 오일샌드 정제 기술이 발달하면서 캐나다가 세계 주요 산유국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10월 30일 전했다.

오일샌드는 액체 상태인 일반 유전과 달리 석유가 점토와 모래에 달라붙어 있는 유전이다. 과거에는 오일샌드를 방치해 두는 경우가 많았지만 15년간 상업자본이 투입돼 대규모 분리 공정을 가능케 하는 기술이 도입되면서 캐나다의 중심 자원으로 발돋움했다. 분리 정제에 들어가는 비용이 배럴(158.9L)당 20달러 안팎이어서 저유가 시대에는 천덕꾸러기 신세였지만 유가 급등으로 상황이 바뀐 것.

현재 캐나다의 오일샌드에서 추출되는 원유는 하루에 150만 배럴(약 2억3835만 L)로 내전을 치르기 전 리비아 원유 생산량을 넘어섰다. WP는 몇 년 뒤에는 하루 원유 생산량이 300만 배럴로 늘어날 것이라며 이 경우 이란을 제치고 5대 산유국의 자리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외로 수출되는 캐나다 오일샌드의 절반 이상은 미국으로 가고 있다. 미국은 수입량을 늘리기 위해 앨버타에서 미국 텍사스 연안까지 1700마일(약 2730km) 구간에 원유 수송관을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내 환경론자들의 반대가 거세다. 오일샌드에서 정제한 석유는 일반 석유에 비해 사용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의 양이 5∼15% 더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 정부는 중동 정세 변화와 에너지 수급 다변화라는 에너지 안보에 중점을 두고 있어 캐나다로부터의 원유 수입은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WP는 오일샌드를 보유한 캐나다 그리고 노스다코타 주의 두꺼운 암반층을 뚫어 원유를 뽑아내는 기술을 가진 미국, 심해유전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브라질이 새로운 에너지 축을 형성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노스다코타 주는 8년 전만 해도 하루 1만 배럴에 불과한 원유를 생산했지만 현재 하루 50만 배럴을 생산하고 있다. 브라질은 심해유전 채굴이 본격화할 2020년에는 하루 500만 배럴의 원유를 생산할 것으로 보인다.

WP는 지난 반세기 동안 중동으로 고정됐던 산유국의 중심축이 변화하면 미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에너지 경제 정책뿐만 아니라 지정학 자체가 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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