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스페인어 다 배우면 한국어 도전”… 블룸버그 시장, 교포들과 첫 미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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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0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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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진 뉴욕 특파원
박현진 뉴욕 특파원
“저도 오래전부터 김치를 즐기고 있습니다. (배석한 뉴욕 시 보건국장을 돌아보며) 식당에서 김치 먹고 죽었다는 사람이 있었나요?”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의 이 한마디에 뉴욕 퀸스 플러싱도서관에 모인 한인들 사이에서 웃음이 터져 나왔다. 블룸버그 시장은 26일 오후 뉴욕 한인단체들과 대화를 하는 ‘타운홀 미팅’을 가졌다. 그가 2002년 첫 임기를 시작한 이후 10년 만에 처음으로 한인과 만난 자리였다.

뉴욕한인회 제이 유 씨는 “뉴욕 시 보건당국의 (김치 저장에 대한) 검사가 엄격해 한인 음식점이 낮은 등급을 받고 있어 원성이 높다”고 문제를 꺼냈다. 김치는 유산균 발효를 위해 상온에서 일정 기간 저장해야 하지만 뉴욕 시는 음식의 냉장보관만을 허용하기 때문이다. 이에 블룸버그 시장은 자신도 김치를 즐기고 있으며 김치의 저장방법이 위생상 문제가 없음을 잘 알고 있다는 취지로 답한 뒤 “다양성 속에 법규를 만드는 게 어려운 것을 이해해 달라. 김치 문제에 대해선 추후 논의해보자”며 규정 완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날 타운홀 미팅은 블룸버그 시장이 지난달 중순 미주지역 한인들의 모임인 한인커뮤니티재단(KACF)에 요청해 이뤄진 것. 블룸버그 시장은 인사말에서 “미국의 한인 커뮤니티 중 두 번째 규모의 커뮤니티가 뉴욕에 있다는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혀 미국 사회에서 한인 커뮤니티의 높아진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김치 문제 외에도 한인사회의 다양한 건의사항이 제기됐다. 뉴욕청과인협회 윤병화 수석부회장이 “한인 상점 근처 노점상들 때문에 한인 상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하자 블룸버그 시장은 “뉴욕 시 311 안내전화로 해결이 어려우면 내 사무실로 직접 전화해 달라”고 말했다. 한인들은 이어 한국어 민원서비스, 한국인 민사담당 판사 증원, 한국어 가능 경찰관 배치, 한국인 교사의 정책 결정 참여 등 한인의 편의를 시정에 더 반영해 줄 것을 요구했다.

블룸버그 시장은 “현재 스페인어를 배우고 있는데 이게 끝나면 한국어를 배우겠다”며 “내년 KACF 10주년 행사에도 꼭 참석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진 뉴욕 특파원 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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