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아떼더니...日 ‘마루타’ 실험 입증 극비문서 발견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0월 16일 10시 58분


코멘트

"페스트균 감염 벼룩 살포 2만6천명 감염"

중일(中日) 전쟁 당시 생체실험으로 악명을 떨쳤던 일본군 세균부대인 731부대의 세균전 피해자가 2만6000명이라는 극비문서가 일본에서 발견됐다.

16일 도쿄신문에 따르면 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이 중일전쟁에서 세균 무기를 6차례 작전에서 사용해 1차 감염자와 2차 감염자가 2만5946명에 달했다는 극비문서가 일본 시민단체에 의해 공개됐다.

이 문서 발견으로 731부대의 세균전과 인체를 대상으로 한 반인륜적 실험을 인정하지 않는 일본 정부의 입장 변화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의 시민단체인 '731부대의 실체를 밝히는 모임'은 15일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교토(京都)의 국립국회도서관 간사이(關西)관에 보관돼 있는 731부대 관련자료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 자료는 육군 군의학교 방역연구실에 근무하던 군의관의 극비보고서다. 731부대가 1940년부터 1942년에 걸쳐 중국 지린성(吉林省), 저장성(浙江省), 장시성(江西省) 등에서 페스트균에 감염된 벼룩을 살포했을 때의 기록이 남아 있다. 벼룩을 살포한 날과 양, 1차 감염자와 2차 감염자 수 등이 구체적으로 기록돼 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시민단체 회원인 마쓰무라 다카오(松村高夫) 게이오대학 명예교수는 "옛 일본군이 세균 무기를 사용하고, 데이터를 수집했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귀중한 자료"라고 밝혔다.

이 극비문서를 작성한 군의관은 2차 세계대전이 끝난뒤 대형 제약회사에 근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731부대는 만주 하얼빈 일대에 주둔하면서 중국인과 한국인, 러시아인 등 전쟁 포로에게 발진티푸스와 콜레라, 기타 세균 등을 주입해 세균전 실험을 했다고 학자들과 당시 부대 관련자들이 증언하고 있지만, 일본 정부는 731부대가 전쟁 포로를 대상으로 반인륜적 실험을 했다는 사실을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일본 관동군에 소속됐던 이 부대는 1932년부터 1945년까지 인간을 통나무라는 뜻의 '마루타(丸太)'라고 부르며 생체를 이용해 해부실험과 냉동실험 등을 자행한 세균전 부대다.

중국은 이 부대가 헤이룽장과 후난, 장시, 저장, 윈난 등에서 세균전을 벌여 30여만 명의 무고한 양민을 학살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