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는 아들 잡스의 아이폰 전화를 기다린다… 생부 잔달리씨 美언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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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8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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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스티브 잡스
21세기 정보기술(IT) 혁명의 아이콘인 스티브 잡스 전 애플 CEO가 태어나자마자 친부모에게 버려져 입양되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 그동안 잡스의 친부모에 대해서는 ‘생모는 젊은 미국인 대학원생이었고 생부는 시리아계 대학원생’이라는 정도만 알려졌다. 27일자 미국 타블로이드판 일간지 뉴욕포스트가 그의 생부를 찾아내 근황을 보도했다.

잡스의 생부는 시리아계 미국 이민자로 현재 네바다 주 리노의 붐타운 카지노 부사장 압둘파타 존 잔달리 씨다. 이 신문은 “이마가 훤히 보이고 무테 안경을 쓴 모습이 닮았다”고 전했다. 워커홀릭이라는 평가를 받는 잡스처럼 올해 80세인 잔달리 씨도 일요일에도 근무하는 ‘일중독자’다. 잔달리 씨는 인터뷰에서 “너무 늦기 전에 아들이 연락할 거라는 희망으로 살고 있다. 아들과 커피 한잔이라도 할 수 있다면 나는 무척 행복한 사람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압둘파타 존 잔달리
압둘파타 존 잔달리
1955년 2월 24일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잡스는 태어난 지 몇 주 만에 입양기관을 거쳐 폴과 클래라 잡스 부부에게 입양됐다. 잡스의 생애를 다룬 ‘아이콘 잡스’(2005년)는 “잡스는 어른이 되고 유명해질 때까지 생부모나 출생에 대해 아는 바가 없었다”고 전했다.

생부 잔달리 씨는 뉴욕포스트에 “잡스가 아들이라는 사실을 몇 년 전 알았다”고 했다. 그는 “그 후 잡스의 생일 때마다 여러 차례 축하 e메일을 보냈다”며 “서명란에 내 이름을 적고 ‘생일 축하한다. 건강히 지내라’는 말만 적었다”고 밝혔다. ‘아버지’임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 “(잡스를 키운) 믿을 수 없는 일을 해낸 양부모에 대한 존경의 표시였다”며 “부모 자리를 대신 차지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그는 (아들이 워낙 유명하고 부자이다 보니) 재산이 탐나서 연락한 거라고 생각되는 것을 원하지 않아 전화도 안 했다고 했다. 하지만 잔달리 씨가 자신의 존재를 알리고픈 마음을 완전히 통제한 것 같지는 않다. 그는 잡스의 첫째 딸 리사의 페이스북에 “나는 너의 아버지의 생물학적 아버지”라고 소개하는 글을 남겼다.

잔달리 씨와 생모 조앤 심슨 씨는 위스콘신대 대학원에 재학 중이던 시절 캠퍼스커플로 만나 잡스를 낳았다. 심슨 씨의 친정아버지가 시리아인과의 결혼을 허락하지 않아 혼인을 하지 못했고 잡스를 입양기관에 보냈다. 아기를 입양시킨 얼마 후 친정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자 두 사람은 결혼하고 딸 모나를 낳았고 4년 후 함께 시리아로 떠났다. 잔달리 씨는 “만약 잡스의 입양을 몇 달만 더 늦췄다면 우리가 키울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잔달리 씨는 잡스의 생모와 이혼을 하고 이후 두 번 재혼했다. 잡스와 모나 외에는 자식을 더 두지 않았다. 모나는 엄마가 키웠으며 바로 훗날 유명 소설가 ‘모나 심슨’으로 자라났다. 잔달라 씨는 “부모로서 아들의 멋진 인생에 한 부분이 되지 못했다는 사실이 슬프지 않다면 거짓말”이라며 “물론 성공하지 않았다 해도 (그런 아쉬움은)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젊은 시절 정치학 교수를 지내기도 했던 잔달리 씨는 자신만의 소박한 방식으로 아들을 지지하고 있다고 했다. 맥노트북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애플사 기기는 나올 때마다 구입한다는 것. 그는 “애플 기기들을 볼 때마다 믿기지 않는다. 내 아들 스티브가 이걸 만들었다니 말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잡스는 27세 때 친여동생 모나의 존재를 알게 된 이후 친부모에 대한 소식을 전해 듣게 돼 언어치료학자로 알려진 생모 및 모나와 연락을 주고받고 있지만 잔달리 씨에게는 회신 e메일을 보낸 적이 없다.

염희진 기자 salth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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